개 문화

아주 하찮고 정말 우습기 이를 데 없지만 한국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이른바 외제차 꼴값이 있다. 간단히 말해 그깟 돈 좀 있다고 값비싼 외제차사서 아파트 주차장에 두 칸을 차지하며 주차해 놓고 꼴값을 떤다는 것이다.

도대체 그런 짓거리 하는 인간들 머리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자기 애들에게 부끄럽지는 않은지, 그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하라고 교육하는지,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 또 얼마나 많은 욕을 먹을지…. 이런 생각은 아예 하지 않고 그냥 그 갖잖은 차가 긁히거나 안전하면 되는건가? 그게 뭐라고? 그저 차 일뿐인데. 아니 그저 좀 비싼 차 일뿐인데…

돈이 많으면 아예 주차장 넓게 만들고 집 넓게 지어서 혼자 살면서 한 10칸씩 차지하고 주차하던가. 그것도 아니고 남들과 같이 사는 아파트에 살면서 그 갖잖은 차 하나 가지고 무슨 유세를 그렇게 떠는지. 나는 정말 낮 뜨거워서라도 그렇게 못할 것 같은데…

아주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그냥 주차 한 칸에 차 한대 세우는 것이 룰이라는 너무 단순한 얘기는 할 필요도 없이, 일단 차를 그렇게 세우고 들어가면 누가 그 사람이 돈이 많다고 칭송을 하거나 혹은 존경을 하거나 혹은 칭찬이라도 할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직접적으로 욕먹지 않거나 싸움이 생기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렇게 차 세워놓고 집에 가면 모든 사람들이 다 욕할 것이고 겉으로 욕을 안할지 몰라도 속으로는 완전 쓰레기 인간 취급하고 있을텐데. 그렇게 무식하고 만인의 지탄을 받는 인간 쓰레기가 되고 싶을까? 이는 결국 남들을 피해 주기에 앞서 자기 자신의 인격에 대한 문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죽이는 문제고. 뭐랄까? 한 마디로 수준 이하의 짓거리를 하는데 그걸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우습게 바라볼 것이라는 것을 왜 모를까?

그런데 진짜 사람들이 그들을 꼴값을 떤다고 우습게 바라볼까? 아니, 당연히 속으로는 욕하며 우습게 바라보겠지만 겉으로는? 겉으로도 그들을 비난할까?

분명한 것은 아마도 저런 짓 하는 인간들이 세금 떼어먹고 돈 없다고 오리발 내밀 것이고 온갖 얌체 짓거리에 나라가 위태로우면 나라부터 팔아먹을 인간들이다. 하긴 그 정도 수준도 못되면서 갑자기 돈이 조금 생겨서 그 돈을 어떻게 주체를 못해서 이런 낯 뜨거운 짓을 하겠지만서도.

그럼 그 사람들의 삶은 행복할까?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라는 말도 있지만 행복은 돈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 것과 꼭 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다. 세계에서 가장 만족하며 사는 사람들이 방글라데시 사람들인 것만 봐도 돈과 행복의 양은 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고 돈이 없는 것을 찬양하고 돈이 많은 것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돈이 많으면 여러가지 좋거나 편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당연히 돈이 많다고 비난 당해서도 안된다. 문제는 돈이 많다는 것을 남에게 피해를 주는 특이한 방식으로 티를 내는 것이다. 티를 내는 것은 내가 돈이 많다는 것을 좀 알아봐 달라는 거겠지. 그리고 돈이 충분하면 자기가 좋아하는 비싼 차 타고 다닐 수 있고 크고 넓은 집에서 살 수 있다. 아무도 그것에 대해 뭐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행동이 남을 방해할 때, 예를 들어 주차를 두 칸에 걸쳐 하는 것처럼, 그때 비난 당하는 것이다. 물론 본인은 모른다. 자기가 얼마나 자기 얼굴에 침 뱉는 바보인지.

이것이 바로 문제다. 우리 문제다. 최대한 빨리 바꾸어야 하는 우리 문제다. 우리가 겉에 보이는 껍데기로 사람을 평가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물론 우리 뿐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은 겉에 보이는 껍데기로 사람을 평가한다. 문제는 우리가 약간 더 심하다는 것이다. 꼴값을 떠는 인간들에게 꼴값을 떤다고 한껏 욕해 주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거나 혹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문제다.

비싼 차를 타고 어디를 가면, 예를 들어 호텔에 가거나 골프 치러 가면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다. 주차할 때도 고개를 숙여주고 차를 웬만한 곳에 세워도 뭐라고 하지 않고. 반대로 작은 차 가지고 가면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고 무척 무시하고… 사실 이게 진짜 문제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대우하는 우리 문화.

이명박이나 박근혜 같은 사람들이 도대체 우리 사회에 무슨 이득을 주었나? 그들은 욕 먹어 싸고 또 욕 먹어야 하는 인간들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낳은 인간들이다. 당연히 그들이 한 행동에 대해 감옥에도 갔다 왔다. 누가 봐도 사회 악이고 커다란 나쁜 영향을 끼친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 주변에서 얼쩡거린다. 대통령님을 외치며 고개를 숙인다.

도대체 한갓 범죄자에 불과한 인간들을 왜 대통령이라 부르며 그렇게 대우를 해 주는 것일까? 오히려 형기를 마저 채우지 않고 풀려난 것에 대해 욕을 해야지. 이건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아마도 그런 인간들 주변에서 얼쩡거리다 무슨 떡고물이라도 떨어지면 주워 먹으려는 인간들이겠지. 즉, 한 마디로 거지라는 말이다. 거지니까 남이 흘린 것이나 주워 먹는 것이겠지. 이것이 문제다. 그렇게 꼴값을 떠는 인간들을 무시하고 욕하고 버리면 되는데 버리지 않고 오히려 떠 받들어 주는 문화. 즉 스스로 거지가 되는 이상한 문화.

다른 나라에도 이런 문화가 있나? 아마도 있을 수 있다. 특히 민주주의가 더 발전된 나라들에서는 흔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없어야 하는게 정상이다.

우리는 그 옛날 빌어먹던 나라가 아니다. 세계에서 7번째로 원조를 많이 하는 나라다. 그런데 그런 대단한 나라에서 아직도 빌어먹던 시절의 문화를 숭상하고 있다니…. 벗어나야 한다. 나는 거지가 아닌데 내 스스로 거지근성을 따르는 이상한 문화. 우리가 경제력으로 세계의 역사를 새로 쓰는 지금 또 한국 문화로 세계 역사를 새로 쓰는 지금, 우리 내부의 이런 황당무계한 짓거리는 하루라도 빨리 제거해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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