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갈등

사람들이 많이 착각을 하는데 옛날 백제 신라 시대부터 동서갈등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건 상당히 잘못된 이야기다. 명백하게 하고 가자.

킹메이커라는 영화를 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김대중이 선거에서 지는 결정적 이유를 동서갈등 조장으로 얘기한다. 실제인물 엄창록이라는 사람이다. 이 사람의 기발한 선거전략으로 결국 김대중은 철원에서 시작해 목포에서 국회의원이 되었고 대통령 후보가 되어 박정희를 위협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때 박정희가 김대중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 사람의 동서갈등 조장이었다고 영화는 얘기한다.

하지만 이는 정확하게 밝혀진바 없다. 분명한 것은 대통령 선거 10일 전 엄창록은 사라졌고 곧바로 영남지역에 호남인이여 단결하라와 같은 현수막이 걸리게 되었고 이런 방식은 바로 엄창록이 즐겨 사용하던 갈등 조장방법이었고 결과적으로 김대중은 패하고 박정희가 한 번 더 당선되게 되었다. 1971년 얘기다. 참고로 엄창록의 테크닉에는 이런 게 있다. 공화당 쪽에서 사람들에게 선물을 돌렸다. 그 다음에 똑같이 공화당이라 지칭하는 사람들이 사람들을 다시 찾아가 잘못 배달됐다고 회수했다. 뭔가를 줬다 뺐는다? 안주느니만 못하지. 이게 엄창록의 테크닉이다.

영남권 한 복판에서 호남인이여 결집하라? 누가 이런 생각을 했겠는가? 이게 저 엄창록이 한 일이라는 증거는 없다. 영화에서는 그렇다고 했지만 완전히 검증된 이야기는 아니고 그랬을 것이라 추측하고 또 일부 사람들은 확신한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사건이 우리나라 역사에서 동서갈등의 시발이 되는 것이다.

무슨 삼국시대에 백제 신라부터 어쩌고 저쩌고 게다가 왕건이 전라도 사람을 쓰지 말라고 했다? 이것도 사실은 명백하지 않다. 우선 그 당시 왕건의 얘기는 차령 이남 공주강 밖의 사람을 등용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걸 지금 우리 한반도에 놓고 보면 전라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진짜 고려 영토가 한반도 내에 있었을까?

게다가 설사 그렇더라도 전라도 사람을 쓰지 말라는 것은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전라도가 무슨 배신에 … 하여간 안좋은 것은 다 전라도라고 한 동안 떠들었으니까… 그런게 아니다.

왕건이 전라도 사람을 쓰지 말라고 했던 것은 전라도가 가지는 파워, 옛날에 가장 큰 힘은 농사였고 우리나라 최대 곡창지는 전라도 였기 때문에 전라도에서 누군가 하나 나타나고 그를 전라도가 받쳐준다면 정권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쓰지 말라고 했던 것이지, 그 이후에 말하는 것처럼 무슨 전라도가 배신을 하느니 뭐… 이런 얘기는 모두 1971년 이후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여간 박정희 시대 말기부터 우리나라에 동서갈등은 도를 넘었고 나부터도 온갖 나쁜 것은 다 전라도라고 교육을 받았다. 아마 이런 교육은 40대 정도까지는 모두 받지 않았을까? 지금도 그 교육은 남아있어서 조금이라도 뭔가 사람이 안 좋은 구석이 보이는데 만일 그 사람이 전라도 사람이라면, 내 그럴 줄 알았어… 이렇게 반응이 나온다.

어쨌든 명백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동서갈등이 생긴 것은 바로 이 1971년 부터다. 그 이전에는 이런 현상이 없거나 있더라도 무시할 수준이었다.

하여간 70년대에 보면 모든 깡패는 다 전라도 출신이고 모든 식모도 다 전라도고 하여간 전라도는 다 나쁘다고 매일 교육을 그렇게 받았다.

지금은 이게 많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 지금도 이 현상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공격은 경상도에서 하고 있다. 우리가 남이가부터… 가끔씩 등장한다.

같은 나라에서 이게 무슨 짓거리인가? 그러지 말자. 전라도면 어떻고 경상도면 어떤가? 중요한 것은 인간됨됨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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