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USICAL PLAY
김균형 작 
수바 곡 
ⓒcopyright, KGH, 2013
 
등장인물
대식 컴퓨터 수리기사 (경찰)
미희 뿅뿅이벤트 직원
상호 컴퓨터 수리점 운영
은미 카페 운영
미라 뿅뿅이벤트 직원(수사요원)
호준 뿅뿅이벤트 대표 (남, 녀 상관 없음.)
현애 뿅뿅이벤트 비서 (남 혹은 여)
무대
은미의 카페와 상호의 컴퓨터 가게가 있는 거리
뿅뿅이벤트 사무실
다양한 데이트 장소
결혼식장
신혼여행
교도소
폰트칼라
대사 검은색 
지문 해설 파란색 
노래 주황색 
1 프롤로그
암전에서 현애의 춤 그리고 호준의 낭독.
호준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샹송가수 에디트 삐아프, 그리고 그녀의 연인, 카사블랑카에 살고 있는 세계미들급 복싱 챔피언 마르셀 세르당의 슬픈 사랑 이야기. 1949년 10월 에디트 빠이프는 뉴욕에서 공연 중이었고, 마르셀 세르당 역시 미국에서 경기를 하려고 미국으로 가려 하고 있었다. 원래는 여객선을 타고 가려 했으나, 에디트 삐아프의 “되도록 빨리 와줘”라는 전화를 받고 “빨리 가겠소. 당신에게 키스를.” 그리고 비행기에 올랐다. 그러나 그 비행기는 추락했고 그는 사망했다. 그 뒤 에디뜨 삐아프는 절망과 자책과 그리움에 정신을 잃고 실신하다시피 생활하다, 어느 날 욕실에서 갑자기 떠오른 멜로디와 가사를 악보로 옮겨 만든 노래. 사랑의 찬가, Hymne a l’amour! 그녀는 말한다
호준과 현애가 역할을 바꾸어 호준의 춤과 현애의 노래.
노래 – Hymne a l’amour / 현애
푸른 하늘 무너져 내리고 / 세상 모두 뒤집힐지라도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
아침마다 당신의 사랑 / 당신의 손 끝에 행복한 나
아무런 문제도 없어 /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
땅 끝이라도 가겠어 / 염색이라도 하겠어 / 당신이 원한다면
달이라도 따올게 / 은행도 털 수 있어 / 당신이 원한다면
내 나라도 버릴게 / 친구들도 버릴게 / 당신이 원한다면
날 비웃으라고 해 / 무엇이든 할 거야 / 당신이 원한다면
어느 날 당신이 떠나고 / 당신이 죽어 없어져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 나도 곧 죽을 테니까
이 무한한 하늘 아래 / 우리 사랑 영원할 거야
더 이상 아무 문제 없어 / 우리는 사랑하니까
둘이 함께
현애
이 세상 모든 솔로들이여. 아직도 꿈에만 그리던 단란한 가족을 꾸리지 못하셨나요? 아직도 사랑을 찾아 방황하고 계신가요?
호준
저희 뿅뿅이벤트가 진정한 사랑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현애
실연의 아픔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셨나요?
호준
저희가 사랑으로 위로해 드리겠습니다.
현애
돈은 많은데 사랑할 용기가 없으시다고요?.
호준
저희가 사랑으로 용기 충전해드리겠습니다.
현애
사랑과 돈 무엇이 더 중요할까요?
호준
저희는 사랑과 돈, 그 두 가지 모두를 드리겠습니다.
현애
두려움을 우리에게 맡겨주십시오. 이미 당신의 마음은 우리에게 빼앗겼습니다.
호준
사랑을 찾으신 여러분 모두에게 10억을 드리겠습니다.
현애
사랑과 10억, 그 모두를 가지고 싶으시면 도전하십시오.
호준
사랑과 10억을 그대에게.
현애
사랑 사랑 사랑!
호준
여러분이 그 주인공이 되십시오. 뿅뿅이벤트!
암전.
2 사랑을 기다려
거리. 은미의 카페와 상호의 컴퓨터 수리센터가 나란히 있다. 아침, 은미 청소를 하며 카페 문 열면서,
노래1 – 어디 없나요 / 은미
따스한 햇살이 얼굴을 간지럽히네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날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 뭐가 바쁜지 조금 천천히 걸어가지 주변도 살피며
미소 짓는 저 표정 경쾌한 발걸음.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행복한 사람들..
가슴 시리도록 다가오는 사랑의 감정들. 언제쯤 그런 사랑이 올까?
내게도 사랑이 있지 사랑이라 부르지도 못하는 사람.
언제나 내 곁에 있어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나만의 사람
사랑하는 내 맘 헤아려 줄 수 있는 사람. 어서 나를 봐.
나 여기 있어.
노래 끝. 상호 등장.
상호
은미씨, 내가 고쳐 준 컴퓨터 잘 돌아가요?
은미
그럼요. 그런데 컴퓨터 고쳐 놓으니까 조카들이 밤새 게임 하느라 컴퓨터 앞을 떠날 줄 모르네요.
상호
앞으로는 고장내지 말고 잘 써요.
은미
그래야죠. 그렇지만 만일 고장이 또 나면 또 상호씨에게 고쳐달라고 부탁할거예요.
상호
그렇게 해요.
은미
그런데 사실 어제 저녁에 저 상호씨 꿈 꾸었어요.
상호
내 꿈이요?
은미
네.
상호
(그냥 반응 없이) 그래요….
은미
네 저기, 무슨 꿈인지 궁금하지 않아요?
대식 등장.
대식
(상호에게) 안녕하세요?
상호
어, 대식씨. 어서 오세요.. 시간 정확하게 맞추었네요.
대식
그럼요. 첫 출근인데요. 저도 이제 열심히 일하면서 멋진 인생을 준비할 겁니다.
상호
좋죠. 내가 사장 노릇을 제대로 해야 할텐데. (은미를 보며) 참 은미씨. 이쪽은 오늘부터 나하고 같이 일할 대식씨. (대식에게) 그리고 이쪽은 나의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은미씨.
대/은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상호
내가 사장 노릇을 제대로 할지 모르겠네요.
은미
걱정마세요. 잘할 거에요. 내가 도와줄게요.
상호
그래야 되겠죠. 저 좀 잘 도와주세요. 그나저나 걱정이네요. 덜컥 사람은 찾았는데 제대로 돈이 벌릴지.
은미
잘될 거라니까요.. 처음 시작부터 용기를 가지고 출발해야지 그렇게 걱정하면서 시작할 거에요?
상호
그렇죠? 걱정한다고 일이 해결되지는 않으니까.
대식
저도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상호
(대식에게) 그럼 일단 문을 열도록 합시다.
대식
예.
상호
(기지개를 켜며) 아이고 피곤하다. 얼른 토끼 같은 여자 찾아서 결혼하고 애 낳고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매일 다람쥐 쳇바퀴니…. 아 피곤해.
문을 열며 노래와 기타 등등
노래2 – 내 인생 쭈굴쭈굴 / 대식 은미 상호
(상) 아침 6시 기상. 이를 닦고 세수하고 면도하고 아침을 먹고
혼자 사는 놈이라 그런지 도대체 아침마다 무슨 옷 입고 나와야 할지
도대체 뭘 해야 될지. 뭘 먹어야 될지. 뭘 입어야 될지 모르고
사는게 사는 거 같지 않고 누군가 옆에 있어주면 내 인생 쭈글쭈글 안하지
(대) 나도 이제 일을 한다 지금까지 썩혀오던 나의 능력 모두 보여줄거야
나도 열심히 일을 해서 능력 살려 돈 많이 벌고 내 삶을 멋지게 가꿔야지
(은) 싫어 싫어 싫어! 사랑 한 번 못해보고 이대로 늙어 죽기는 싫어
내 사랑 그는 저렇게 언제나 내 옆에 항상 저렇게 항상 내 옆에 항상
(상/은) 흘러가는 세월 막을 수는 없지만 이렇게 허무하게 살긴 싫어.
좀 더 멋지게 사는 방법도 많은데 이렇게 살아갈 필요는 없잖아.
진정 사랑하는 사람 정말 로맨틱한 사랑 못 찾는 나는 바보 멍청이
(상) 혼자 사는 놈이라 그런지
(은) 사랑 한번 못 해보고
(대) 내게도 여자가 필요해
은미와 상호 대식을 쳐다본다.
대식
(쑥스러워 하며) 아니. 저도 이제 직장 찾았으니까 곧 결혼해야겠다 뭐 이런 얘기죠. 하하하
상호
그렇죠. 대식씨도 나이가 있으니까.
대식
그러니까요.
은미
(불쑥 상호에게) 그런데 오늘 유난히 피곤해 보여요. 무슨 일이라도 있어요?
상호
나요? 아니에요. 그냥 사는 게 그렇죠 뭐.
은미
(신나게 웃으며) 또 맞선 나갔다가 퇴짜 맞은 거예요? 누가 감히 우리 멋진 상호씨를 …
상호
그만해요. 나 재미없는 건 누구나 다 알아요. 이 나이 먹도록 코딱지만한 컴퓨터 수리점이나 하고 있으니…
은미
그렇지 않아요. 더군다나 이젠 직원도 있는 어엿한 사장님인데요. 그리고 난 무엇보다 상호씨가 이곳에 나타나기만 해도 즐거워지는데요.
상호
고맙군요. 그래도 내가 어디엔가는 쓸모가 있는가 보죠?
은미
그럼요. 상호씨가 잘하는 게 얼마나 많은데요.
상호
(만면에 희색이 돌며) 내가 잘 하는 거? 스타 크래프트
은/대
하하하
상호
서든 어택
은/대
히히히
상호
리니지
노래3 – 게임중독 / 상호
어릴 적부터 난 게임에 미쳤어요. 난 <게임, 개임, 게임, 게임>
다른 어떤 일 보단 컴퓨터 게임이 더 재밌죠. <게임, 개임, 게임, 게임>
단 하루라도 게임을 잊은 적 없고, 단 일분이라도 게임을 찾아 해맸네..
이렇게 나의 전부가 돼버린 게임. 나는 없고 게임만 남았네.
아무렇지 않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이제는 진정한 내 삶을 찾고 싶어라.
내가 사람인가 나에게도 감정들이 있는데 이렇게 평생 늙어 죽는 건 아닐까?
은미
전 상호씨처럼 미치게 좋아하는 것도 없이 30년 넘도록 뭘 했나 싶어요. 그러고 보면 상호씨보다 내가 더 헛 살았어요
상호
무슨 얘기에요? 은미씨 김치볶음밥이 얼마나 맛있는데요..
은미
김치 볶음밥이요? 그거 잘하면 뭐해요? 먹여 줄 사람도 없는데.
상호
먹여 줄 사람. 하하. 금방 나타나겠죠. 은미씨 얼마나 착하고 예쁘고 좋은데요. 기다려요. 금방 나타날 테니까.
은미
정말요? 혹시 그 사람이 가까이에 있는 건 아닐까요?
상호
가까이요? (대식을 쳐다보며) 가까이요?
대식
(웃으며) 두 분 잘 어울리시네요.
은미
네? 하하하. 우리가 벌써 오래 동안 옆에서 같이 장사를 하다 보니 서로 비슷해지는가 보네요.
상호
그런가 봐요. 그나저나 나도 빨리 돈도 왕창 벌어서 예쁜 여자 만나 장가를 가야 하는데. (한숨) 돈벼락 좀 안 떨어지나?
은미
떨어져라 돈 벼락!.
대식
그래. 수십억짜리 돈벼락 왕창 떨어져라!
돈벼락 떨어지는 효과음. 텔레비전 광고. 호준과 현애.
호/현
1800년대 말, 미국. MIT 공대를 다니던 가난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는 그 지방 유지의 딸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여자 집안에서는 둘 사이를 심하게 반대해서 여자를 먼 친척집으로 보냈습니다. 그녀를 찾아 헤매던 어느 비 오는 날, 그는 그녀를 다시 만났습니다. 여자가 말합니다. “나, 내일 결혼해” 남자가 대답합니다. “내가 담배 한대 피우는 동안만 내 곁에 있어줄래?” 남자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습니다. 그 당시 담배는 지금처럼 필터가 있는 담배가 아니라 몇 모금 빨면 금새 타들어가는 잎담배였습니다. 짧은 시간이 흐르고 여자는 돌아갔습니다. 그 시간을 아쉬워하던 남자는 조금 더 오래 가는 담배를 만들기 위해 애쓴 끝에 세계 최초로 필터담배를 만들고 백만장자가 되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남자는 여자 소식을 듣습니다. 남편도 죽고 병든 몸으로 혼자 빈민가에서 외로이 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어느 겨울 날. 그는 하얀 벤츠를 타고 여자를 찾아 갔습니다. “나 아직도 당신을 사랑해… 나와 결혼해 주겠어?” 여자는 망설이다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남자는 다음날 다시 오겠다고 말하고 돌아갔습니다. 다음날 남자가 여자를 찾아 갔을 때 발견된 건 목매단 채 죽어있는 그녀의 싸늘한 주검이었습니다. 지난 날 담배 한대 피기를 묵묵히 기다리던 그녀. 그 이후 남자는 자기가 만드는 담배에 다음과 같은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남자는 흘러간 로맨스 때문에 항상 사랑을 기억한다. Man Always Remember Love Because Of Romance Over. Marlboro!!
호준
잊지 않으셨죠? 사랑!
현애
그리고 10억!
호/현
뿅뿅이벤트!
텔레비전 아웃
상호
10억?
대식
10억?
은미
이것 봐요. 정신들 차려요.
이미 상호와 대식은 제 정신이 아니다.
노래4 – 돈과 사랑을 모두 내게 / 상호 대식
지금껏 너무도 외롭게 지낸 날
누구 하나 나를 기억하는 이 없을 것 같아
지금껏 너무도 쓸쓸히 지낸 날
누구 하나 나를 기억하는 이 없을 것 같아
하지만 드디어 나에게 기회가 왔어
드디어 10억이 그 큰 돈 10억이 내게로
성공할 거야 난 이길 거야 10억을 내게 내손에 넣을거야
이 세상 끝은 아직도 멀었어 나에게 아직 희망은 있어
나는 승리할거야 나는 이룰 거야 돈과 사랑 모두 얻을 거야
나는 분명히 이겨 나는 분명 성공해 돈과 사랑 모두 내게
암전.
3 도전
조명 인되면 뿅뿅사무실
호준
오케이. 우리가 예상한대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거지. 현재 상황은?
현애
예. 웹사이트를 개설하자 마자 접속이 폭주해 서버가 거의 멈출 지경이며, 지금까지 적어도 만명 이상이 문의를 했고 이미 접수해 시작한 커플도 400쌍이 넘습니다.
호준
하루 만에? 그래 그래. 그래야지. 얼마나 좋은 사업아이템이야. 400쌍이 1000만원씩이며 40억? 그리고 2단계 올라가면 80억? 그럼 돈은 이렇게 벌어야지.
현애
그렇습니다. 이걸 손 안대고 코 푼다고 얘기하는 것이죠. 호호호.
호준
그래. 우리 사업은 오래 끌 수 없지. 아마 오래 지나지 않아 들통날 거야. 그러니까 최대한 조심해서 빠르게 치고 빠진다. 오케이?
현애
오케이.
호준
그럼 일단 티비광고 오늘까지 하고 내일부터는 슬슬 정리해서 최대한 빨리 빠질 준비 하자고.
현애
그래야겠죠.
호준
하여간 돈 때문에 정신 없는 놈들 많아. 내가 봐도 뻔하게 거짓말인데 그걸 믿고 걸려 든단 말이야? 그래 사람은 어차피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거니까. 바보 같은 놈들. 한 두 번도 아니고. 흐흐흐.
상호 등장
상호
여기가…
현애
10억 때문에 오셨죠. 이쪽으로 오시죠. (호준 쪽으로 데려간다.) 회장님 이십니다.
상호
안녕하세요. 저는 장상호라고 합니다. tv 광고를 보고 왔습니다.
호준
반갑습니다. 10억 때문에 오셨다고요? 사랑에 자신 있으십니까?
상호
글쎄요. 광고를 보긴 했는데 구체적으로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사랑과 10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하니까 한번 해보려는 겁니다.
호준
사랑하고 싶으십니까?
상호
사랑하고 싶어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다 원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저도 진실한 사랑을 원합니다.
호준
돈을 더 원하는 건 아닙니까?
상호
뭐 꼭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랑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호준
좋습니다. 사랑, 그거 중요하죠. 돈? 그것도 중요합니다. 자, 이 게임을 위해 장상호씨는 이제부터 스스로 선택하게 될 처음 만나는 여자 분과 1년 10일 동안 달콤한 사랑을 나누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전 그 모습을 지켜보게 되죠. 두 사람이 정말 사랑하는지, 정말 행복한지.
상호
그렇게만 하면 10억이?
호준
아니죠. 그렇게 쉬울 수는 없죠. 자신이 원한다고 해서 모두 끝까지 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1단계를 통과해야만 2단계로 넘어갈 수 있고, 2단계를 넘어야만 마지막 3단계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3단계에 도달하면 10억은 바로 당신 것이 됩니다.
상호
그거 참 재미있네요.
호준
쉽진 않죠. 아직 성공한 분이 별로 없으니까요,
상호
그래 구체적으로 뭐를 하면 되는 건가요?
호준
성격이 무척 급하시군요.
상호
돈과 사랑이 생기는 일이니까요.
호준
좋습니다. 매우 화끈하시군요..
상호
당연하죠. 그런데 왜 이런 커다란 상금이 걸린 게임을 하시게 됐죠?
호준
왜 이런 일을 하느냐? 참 우스운 일이죠. 물질만능주의로 새롭게 태어난 이 세상에서 저 또한 세상과 발맞춰 뛰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편리한 곳에 서서 영화에나 나오는 억만장자라는 소리를 듣게 됐습니다. 오늘도 잠시도 쉴 틈이 없군요. 그런데 이렇게 정신 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 날 문득 혼자라는 걸 느꼈습니다. 돈만이 친군 줄 알았죠. 제가 보고 싶어하는 가족과 사랑은 아무리 찾아 봐도 주위엔 없더군요.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돈을 줄 테니 가족과 그 속에서의 사랑을 보여달라고…
상호
아…그렇군요. 쓸데없는 질문을 해서 죄송합니다.
호준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선생께서 알고 싶어하는 사항은 제 비서가 분명하게 설명해 드릴 것입니다. 이 비서. 전 해야 할 일이 있어서…그럼 이만…(퇴장)
노래5 – 3단계 / 현애 코러스
(현)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이 게임의 설명이 있겠습니다..
이 게임의 단계 <총3단계> 로 구성. 먼저 <1단계>는 프로포즈 단계로써
단 하루 동안 데이트 후에 당신이 선택한 <여자분이> 프로포즈를 받아들이면 <성공입니다>
이때 성공할 경우 계속 게임을 하시고 싶다면 회장님께 1000만원 보증금 내시고,
만일 여자 분이 프로포즈를 거부한다면 게임에서 탈락하게 됩니다.
언더스텐? 아- 좋아요. 자- 다음 <2단계>는 결혼 단계로써
프로포즈 후 10일 안에 <여자분과> 결혼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성공할 경우 결혼식 날 아침 추가로 1000만원 보증금을 더 내시고
실패할 경우 게임에서 탈락
언더스텐? 아- 좋아요 자- 다음 <3단계>는 마지막 단계로써
1년 동안 함께 <행복하게 살면서> 그 결과물로 태어난 <아이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회장님께 보여 드리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해서 당신이 투자한 총 2천만 원의 보증금으로 10억을 벌 수 있게 됩니다..
언더스텐? 아- 좋아요. 자- 다음3단계. 언더스텐? 아- 좋아요. 3단계
언더스텐? 아- 좋아요. 3단계. 언더스텐? 아- 좋아요. 3단계
언더스텐?
상호
(흥미 있어 하며) 그럼, 제 상대 여자분은 어떻게 선택하죠?
현애
원하시는 여성상을 컴퓨터에 말씀만 하시면 됩니다.
상호
저는요…청순하면서도 똑똑한 여자가 좋거든요. (관객을 가리키며) 저 여자요!
현애
취향이 정말 우울하십니다.
상호
아니.. 그 여자 말고 그 옆이요.
현애
원더풀 서프라이즈
상호
저 여자분과 게임을 할 수 있나요?
현애
물론입니다 소개시켜 드리죠. 미라씨!
미라 등장하고 상호 황급히 비서에게 다가가서
상호
저 여자분도 이 게임에 대해서 알고 있나요?
현애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게임은 1인용 사랑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써 해당 게이머를 제외한 어떠한 타인에게도 정보는 절대 공유 되지 않습니다. 미라씨는 단지 좋은 인연을 위해 이 자리에 나온 것뿐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5일 입니다. 행운을 빌겠습니다.
상호와 미라 함께 퇴장. 호준 다시 등장하고 대식 들어온다. 똑같은 내용으로 진행이 되고 핵심 단어만을 주고 받으며 스피드 모션으로 진행된다.
대식
여기
호,애
와우 방가방가
대식
방가방가
호준
10억
대식
오예! I LOVE GAME!
현애
1단계 ok? 2단계 ok? 3단계 ok? (두 손에 불끈 힘을 주고)
호,애
대박!
현애
언더스텐?
대식
언더스텐!
호준
좋아요~
대식
현모양처! (바로 등장하는 미희. . 둘은 인사하고)
호,애
good bye!
암전.
4 1st 데이트
조명 밝아지며 네 사람의 데이트. 이후는 두 커플이 서로 다른 두 구역에서 진행하는 데이트. 아래 제시되는 노래 가사와 대사에 맞추어 각 팀의 데이트 상황이 연출된다. 물론 끝까지 두 커플은 서로 만나지 않는다.
노래6 – 첫 만남 / 대식 미희 미라 상호
대식- <어디로 갈까요? 바람 쐬러 갈까요?>
미라- <글쎄요.>
상호- 우리 영화 보러 갈까요?
미희- <그럼, 그렇게 하죠>.
대식- 바람이라면 한강 유람선이 좋죠. <그쪽으로 갈까요?>
미라- 우리 영화 말고 공원을 거닐어요.
상호- <그게 좋겠어요>.
미희- 제가 길을 아니까 그쪽으로 가요.
상호- 우리 벤치에 앉을까요?
미희- <바람이 시원하네요.>
대식- 어릴 때 바닷가에 산 적이 있었어요. <바다 바람이 최고죠>.
미라- 영화에서 보면 손수건도 펴주던데…
상호- <아~ 이렇게요?>
미희- 저기 저 연인들 좋아 보이죠.
미라- <궁금한 게 있어요>.
미희- <지금 하시는 일이 뭐예요?>
미라- 겉모습으로 봐선 모르겠어요.
상호- <저도 그게 궁금했었는데…>
대식- <그럼 우리 지금부터>
상호- 자기 피알시간 가져 볼까요?
미라- 21세기 신종 직업, 요즘 유행하는 손톱 예쁘게 꾸미는 네일 아트.
미희- 현재 국문학과 졸업해서 대학원 준비하는 책을 좋아하는 대학원생.
상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 프로그램을 만드는 피박 주식회사 대표이사
대식- 돈도 많이 버는 아주 아주 커다란 대기업의 핵심 기획실 기획담당 실장
다같이- 그래도 이래저래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네일 아트 대학원생 대표이사 실장
미희
어머. 여기 콘서트 하네요. 콘서트 좋아하세요?
상호
그럼요. 좋아하죠. 결혼해서 아이를 몇이나 낳고 싶어요?
미희
140명이요.
미라
남편 닮은 딸 하나 아들 하나
대식
틀렸어요. 여기 있는 자리가 200석이래요.
미희
여기 연인들이 많네요.
상호
하여튼 요즘 것들은… 애정표현이 솔직하네요.
미희
여자 몇 번 사귀어 봤어요?
대식
맞선만 네 번 이요.
미라
네 번이요?
상호
네
미희
그럼 지금까지 모두 마음에 들지 않으셨나 보죠?
미라
정말이요? 그럼 오늘 느낌은 어때요?
대식
편안하네요.
미라
정말이요!.
미희
생각보다 다정하고 또 따뜻해 보이네요.
상호
뭐 가지고 싶은 것 있으세요.? 선물하고 싶은데
미라
작고 아담한 거요.
미희
보석처럼 물결이 반짝여요.
미라
작고 아담한 거요
상호
일단 우리 노란색으로 커플티부터 하나 하죠.
미희
그래요
상호
저 연인들 보기 좋네요.
대식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에요. 서울의 강변이 이렇게 아름답다고 느끼기도 참 오랜만이군요.
미라
정말 아름다워요. 우리도 저 연인들과 같은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상호
여기에 오면 사랑이 하고 싶어져요.
미희
해봐요.
상호
사실 전 여자를 만날 때면 말을 잘 못했어요
대식
이렇게 하면 되는 거죠? 이 느낌을 시로 표현해 줄게요. 만남은 운명이요. 운명은 결혼이다.
미라
지금 저의 마음이 당신을 향한 거라면 이대로 쭉 가고 싶네요.
미희
이제까지 한번도 마음에 든 남자가 없었어요.
상호
저에게 잘 대해주시니 정말 마음이 편합니다.
대식
이대로 갈 건 아니죠?
미라
오늘 이 분위기를 이대로 끝내고 싶지는 않지만.
상호
아참, 지금 생각난건 데 우리 돼지껍데기 먹으러 갈까요?
미희
단 둘이요?
대식
제가 좋은 곳으로 안내할게요.
미라
출발!
그들 사이에 진행되는 여러 상황의 데이트. 끝나면
미라
너무 서두른다면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어요.
상호
난 지금까지 그냥 돈과 일만 위해 달려와서 여자에게 선물하나 줄줄도 모르고 … 하지만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자석처럼 확 끌린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어요. 결혼할 사람은 그런 느낌이 100% 강하게 온다는데 이게 바로 그거라고 전 믿어요. 전 미라씨와 영원한 사랑을 하고 싶어요.
미라
남자로부터 이런 느낌을 받은 건 저도 처음이에요.
상호
(반지를 꺼내며) 전 정말이지 미라씨랑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싶습니다. 저랑 결혼해 주세요.
미라
그 말이 진실이기를 바래요.
미라와 상호 퇴장.
대식
저 오늘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미희
저도 너무 즐거웠어요. 여자 많이 만나 보셨나봐요.
대식
네? … 아뇨 그냥.
미희
머뭇거리는게 이상한데요. 물어봐도 돼요? 대식씨 사랑이야기.
대식
글쎄요. 뭐 별로 사랑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미희
그러지 말고요.
대식
그럼…. 에이 아니에요. 없어요.
미희
그러지 말고 말해봐요.
대식
굳이 말하자면. 슬퍼지네요. 말하려니까. 안하는게 낫겠어요.
미희
그러지 말고요. 사람 궁금하게 해놓고 말 안하면 돼요? 나 화낼 거에요.
대식
그럼. 사랑 얘기는 아니고. 아니 사랑 얘기죠. 아니 아니죠. 하여간 제 자신이 싫어지고 미안해지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저를 좋아했던 여자가 있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저를 좋아했던 여자였죠. 어느 날 건강이 좋지 않아서 병원에 입원했어요. 병원에 있는 동안 전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았고요. 쉽게 그냥 퇴원하면 보자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그만 그녀는 퇴원하지 못하고 죽고 말았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미안해지는 그런 슬픈 이야기입니다. (눈물을 보이며) 미희씨, 미안해요.
미희 대식을 안고 위로하며
노래7 이 남자 / 미희
이 남자 뭔가 매력 있어 순수하고 순진한 정말 사랑 밖에 모르는
나 혼자 떨고 있나 나 혼자 흔들리나 나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걸까
아니야 지금껏 살아온 내 인생 무너지지 않아
아무리 힘든 시련에도 내 할 일 잊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나 혼자 떨고 있나 나 혼자 흔들리나 나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걸까
아니야 지금껏 살아온 내 인생 흔들리는 걸까
암전.
5 마음
조명 인되면 은미 가게에서 잡지를 보고 있다. 상호 등장.
상호
은미씨!
은미
상호씨!
상호
우리 대식씨는 어디 갔네.
은미
예. AS 때문에 다녀 온다고 나가던데요.
상호
그래요? 은미씨. 내가 고쳐준 컴퓨터 지금도 잘 돌아가죠?
은미
네. 그런데 어디 다녀오는 길이세요?
상호
그러니까 그게요 저 거 아니에요.
은미
왜 그래요? 뭐 할 얘기가 있으면 해보세요.
상호
그러니까 그게 저 거 에이 아니네요.
은미
상호씨. 무슨 일인데요?
상호
그러니까 그게 저 거 “삼단계 오케이”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 은미씨 나 돈 좀 꿔줘요. 천만원만.
은미
네?
상호
내일까지 필요하거든요. 내가 1년 후에 10배로 갚을게요. 아니 평생 은인으로 모시고 살게요.
은미
저, 상호씨.
상호
꾸어줄 수 있죠? 은미씨는 그 사이에 차곡차곡 저축했잖아요.
은미
꾸어드릴 수는 있는데, 그 왜 좀 더 자세히 알아보지 그랬어요?
상호
아니에요. 충분히 알아 봤어요. 그 사람이 사랑이 그리웠다고 하잖아요.
은미
아니, 그래도 그렇게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에요. 어떻게 하루 만나보고 프로포즈하고 또 10일 만에 결혼을 해요? 게다가 1년 후에 어떻게 아이가 생겨요? 결혼해서 1년 만에 아이 낳는 사람 별로 없어요.
상호
난 건강한 대한민국 청년이에요. 군대도 갔다 왔고 아주 용감하고 씩씩해요. 난 자신 있어요. 이제야 내 짝을 만난 느낌이에요. 은미씨. 어떻게 해야 해요? 어떻게 해야 여자들이 나를 좋아할까요? 우선 멋진 옷을 입어야겠지요? 그리고 세련되게 행동하고. 나를 뭐라고 소개할까요? 컴퓨터 회사 사장? 은미씨 내 머리 어때요? 난 정말 모르겠어요. 이런 감정 처음이에요.
은미
돈은 걱정하지 말아요.
상호
그럴 줄 알았어요. 고마워요. 결혼을 좀 서두르지만 뭐 어때요? 좋죠. 은미씨 내 결혼식에 꼭 와야 돼요.
노래8 당신을 초대해요 – 상호 은미
상) 당신을 초대해요 나의 소중한 친구야
은) 당신을 축하해요 나의 소중한 친구야
상) 당신의 도움으로 나는 드디어 결혼해
당신의 그 은혜를 나는 절대로 잊지 않을게
나 이제 결혼해 사랑하는 내 님과
이 세상 모두가 나를 축복해
세상아 나간다 내님과 저 끝까지
은) 나의 맘을 말할까 수줍게 고백할까
당신의 눈으로 나를 돌아봐 (나를 축복해 세상아 나간다 내님과 저 끝까지)
상) 난 행복할거야 행복할거야 사랑하는 나의 님과 함께 (결혼 축하한다고 말할까)
나 죽는 날까지 그대와 영원히 (나도 좋아한다고 말할까)
난 행복할거야 행복할거야 사랑하는 나의 님과 함께 (결혼 축하한다고 말할까)
그대에게 달려가서 사랑한다고 말할게 (나도 좋아한다고 말할까)
상호 퇴장하고 은미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쓸쓸하게. 대식 등장.
대식
(상호에게) 저기 사장님! (은미에게) 저 은미씨. (은미도 뒤돌아 퇴장.) 허허허허… 참, 뭐가 그렇게 바쁜가? 갑자기 나만 왕따 된 느낌이네. 에라 나도 모르겠다. 나도 문 닫고 슬슬 데이트나 하러 가볼까?
조명 바뀌며 대식 노래. 노래하는 도중 반대편에 미희 전화를 받으며 등장. 대식이 경찰임을 알리는 전화.
노래9 걱정하지 마십시오 / 대식, 미희
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의 일을 잘 수행할 겁니다
반장님. 알고 있습니다. 그녀가 사기꾼이라는 것! 긴장하고 있습니다. 제가 분명하게
처리하겠습니다. 반장님께서는 아무런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저를 믿으십시오.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미 걱정하지 말라고요 나의 일을 잘 마무리 한다고
헤이 그래, 그렇다는 거지. 그 친구가 형사라는 거지. 어쨌든 걱정할 필요는 없어. 긴장하고
있을테니까.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아무 걱정하지 말고 나를 믿어. 실망하지 않을 테니까.
대 저를 믿으십시오 이런 일 처음도 아니고 아무 걱정 마십시오 반장님
제가 분명하게 처리하겠습니다. 아무 걱정 마십시오.
미 나를 믿으라니까 이런 일 처음도 아니고 아무 걱정 말라니까
헤이 보스 나를 믿으라니까 왜 이러는 거야. 내가 누구야. 나 믿을 수 있지? 그럼 그냥 나만 꽉 믿고
있으면 돼.
세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원하는 대로 모든 일들이 다 이루어질까
세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까
그래 나가는 거야 앞으로 나가 잘못돼도 어쩔 수 없어
이게 내가 하는 일 내가 꼭 해야 할 일이잖아
암전.
6 2nd 데이트
조명 인되면 음악 잔잔히 흐르고 대식 미희 상호 미라 등장. 이들은 두 번째 데이트를 즐긴다. 대사나 노래는 없으며 단지 음악과 마임만으로 진행되는 데이트. 모두 행복하고 즐겁다. 단 미희와 대식 사이에는 뭔가 애매한 기류가 흐른다. 즐거운 데이트를 마치고 네 사람의 노래로 마무리.
노래10 사랑을 만났다 / 대식 미희 상호 미라
드디어 내가 꿈꾸던 사랑을 이제야 만났다
지금껏 쓸쓸했던 한숨 지었던 세월 사라져
그 시간 모두 저 멀리 떠났다 한 순간 꿈처럼 사라져 간다 저 멀리
영화처럼 다가 온 사랑 소설처럼 다가 온 사랑
아니 꿈처럼 아니 비처럼 아니 바람처럼 아니 운명처럼
우린 행복할 거야 우린 사랑할 거야 이 세상 끝날 때까지 우리 함께
영원히 함께 해 우린 행복할 거야 우린 사랑할 거야
마치 꿈처럼 마치 운명처럼 영원히
암전.
7 3rd 데이트
암전에서 갑자기 대식의 대사 들린다. 이 아래 상황도 1st 데이트처럼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상황에 대사만 맞추어 행동을 진행하는 스타일이다.
대식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미희
네?
상호
오늘 정말 멋진 날이죠?
미라
그렇네요. 정말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날인 것 같아요.
상호
미라씨. 결혼하고 싶습니다.
미라
글쎄요.
상호
왜요? 저 돈 많습니다.
미라
아니 돈이 문제가 아니라.
상호
그럼 뭐가 문젭니까?
미라
그러니까 그게
상호
(큰 소리로) 결혼해 주십시오.
미라
(엉겁결에) 네.
대식
왜 그렇게 놀라세요? 내가 싫은가요?
미희
아니에요. 그런 건 아니에요.
대식
그럼 왜 그렇게 놀라십니까?
미희
아니 그러니까 저는 그게 그 저
대식
사랑합니다. 이 세상을 다 잃는 한이 있더라도 저는 미희씨를 잃고 싶지 않습니다.
상호
고마워요.. 오늘 제 친구에게 미라씨를 소개하고 싶어서 여기로 왔어요.
미라
진작 말해주지 그랬어요.. 좀 더 신경 쓰고 왔을 텐데. 나 어때요? 지금 괜찮아요?
대식
아니요. 괜찮지 않아요. 나는 정말 미희씨를 사랑합니다. 시간이 중요한가요?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사랑은 얼마든지 싹틀 수 있는 겁니다. 나의 진심을 걸고 진심으로 미희씨를 사랑합니다. 결혼해 주세요.
미희
저도 대식씨를 싫어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대식
다만?
은미
(등장하며) 상호씨.
상호
은미씨. 어서 와요.
은미
오래 기다렸어요?
상호
괜찮아요.
미희
전 믿음이 중요하거든요. 대식씨가 줄 수 있는 믿음.
미라
좋았어요.
미희
대식씨가 저에게 믿음을 줄 수 있다면 저도 제 전부를 버릴 수 있어요.
은미
두 분 결혼할 사이인가요?
미희
저에게 아니 저를 위해 대식씨도 버릴 수 있나요? 대식씨의 모든 것?
은미
일밖에 모르는 순진한 남자인 줄 알았는데
미희
대식씨는 저를 잘 몰라요. 저도 대식씨를 완전히 아는 것은 아니죠.
은미
질투가 다 나는데요.
미희
서로 이해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또 서로 용서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요.
미라
상호씨. 우리 행복하겠죠?
미희
대식씨. 어떤 상황이 생기더라도 날 용서할 수 있어요? 내가 살인범일지라도 날 용서할 수 있어요? 만일 내가 사기꾼이라면, 그리고 대식씨가 경찰이라면, 그래도 대식씨는 날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어요?
대식
(뜨끔해서) 미희씨…
미희
대답해봐요.
대식
사실 … 미희씨 나는 경찰이에요.
미희
대식씨…
대식
당신을 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으며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다가서며) 혐의는 …
노래11 너 / 대식
너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난 너
너 어느 날 갑자기 운명으로 나타난 너
나 너무나 좋아서 니가 살인자라도
나 너무나 행복해 니가 사기꾼이라도
너를 보고 너를 느끼고 너를 기다리고 너를 사랑하고
널 그리고 생각하고 너를 안고 싶어 너를 사랑해
은미
상호씨가 부탁한 돈이에요.
상호
어떻게 구했어요?
은미
글쎄요.
상호
고마워요. 고마워요. 은미씨. 곧 갚을게요. 은미씨 덕분에 마음씨 착하고 이쁜 미라씨를 만나게 됐어요. 정말 고마워요.
은미 뛰어 나가고 은미를 부르며 상호 따라 뛰고 미라는 상호를 부르며 뛴다. 대식과 미희도 뛴다. 그렇게 모두들 뛰어 다니며 상호팀 퇴장.
노래12 – 사랑해요 / 대식 미희
대식- 믿겨지진 않겠지만 우리 이렇게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을 솔직히 고백해도 될까요? 소중한
사랑.
미희- 너무 급한 건 아닐까? 지금 만난 지 얼마 안 된 당신 맘 솔직히 허락해도 될까요? 이 순간
지금
대식- 사랑을 위해서라면 두려울 것 없네 그대 허락한다면 지금 이 순간 고백할래요
같이- 사랑해요 라고 말해요. 이렇게 그대 손을 잡고. 사랑해요 이렇게 손을 잡고 영원히
대식
미희씨. 약속해요.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걸고 당신을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겠어요. 사랑해요.
미희
(대식에게 안기며) 대식씨.
대식
나를 믿어요. 당신의 운명은 바로 나에요.
미희 그래 가는 거야 아무 것도 모르는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미희 대식씨 나 정말 사랑하죠? 나 정말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죠?
대식 그래요. 날 믿어요.
대식 그래 가는 거야 이제서야 끝이 보여 드디어 기회 왔어
대식 미희씨 나의 진심을 보았죠? 나를 믿어요. 난 미희씨 사랑해요. 진심으로.
미희 그래요. 난 대식씨 믿어요.
미희 나만 말 안하면 돼 우리만이 아는 곳으로 도망가면 돼
미희 나 더 이상 도망가지 않을 거야. 이제 모든 것 접고 평범하게 행복하게 살거야.
대식 모두 끝낼 거야. 한 번에 모두 이 기횔 잡을 거야
대식 드디어 기회가 왔다. 모든 것을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온거야.
멀지 않았어 드디어 그날 왔어 / 그곳에서 나는 조용히 살 거야 지금까지 내 인생 모두 버리고
멀지 않았어 기다려 기다려 / 이 남자 이 진실한 남자 그대와 영원히
대식
우리 잘 살 수 있을까?
미희
나 사랑이 이렇게 행복한 건지 몰랐어. 오빠한테 너무 고마워.
대식
너 김치찌개 잘하니?
미희
그럼. 나 요리하는 거 너무 좋아해. 김치찌개에는 돼지고기가 꼭 들어 가야 해. 오빠는 요리 잘해? 난 결혼하면 오빠가 먹여주는 밥만 먹을 거야.
대식
그럼 난 네가 해주는 밥만 먹여줄 거야
미희
우리 결혼 언제 해? 올 가을에 할까? 아니면 내년 봄도 좋고.
대식
나 너 놓치기 싫거든. 가을이 되고 봄이 되면 네가 사라질까 봐 두렵다.
미희
그런 게 어딨어? 난 죽을 때까지 오빠 옆에 꼭 붙어 있을 거야.
대식
난 널 내 운명으로 믿어. 미희야. 우리 결혼하자.
미희
결혼하기로 했잖아.
대식
이번 주 토요일에
미희
(갈등하며) 토요일? 그렇게 빨리?
대식
나 이번 토요일에 너 내 신부로 만들 거야. 하느님 사랑하겠습니다 약속 드리겠습니다 화려한 수식어 없이 그 어떤 다른 약속 대신 오직 미희만을 사랑하겠습니다.
미희
오빠. 우리 어디 멀리 가서 살까?
대식
그게 무슨 말이야?
미희
그냥.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서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오빠랑 단 둘이 사랑하면서 살고 싶어서.
대식
그래. .. 네가 하고 싶다면 토요일에 결혼식을 빨리 끝내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자.
미희
정말? 진짜 그렇게 할거지? 좋아. 오빠 나 좀 안아줄래?
대식
그럼 당연히. (안으려는 순간 미희와 대식의 전화가 울린다)
호준
난데. 잘 하고 있지?
대식
(전화를 받으러 옆으로 빠지며)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호준
잘하고 있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잘 마무리해서 깨끗하게 사라지자고.
미희
사라진다고? 아니야. 내 인생은 이제 새로워질 거야.
노래13 – 운명 / 미희
첫눈에 반했다고 말할까? 아니면 운명이라고 말할까?
사랑은 그렇게 다가왔고 절대 놓칠 수 없는 시간인걸.
때늦은 사랑의 속삭임과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나의 맘
이젠 방해할 수 없는 아름다운 사랑을 확인한 거야.
우리의 사랑은 시작된 거야 행복할거야 그리고 영원할거야
언제나 너만을 사랑할거야 누가 뭐래도 아름다운 사랑일거야
때늦은 사랑의 속삭임과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나의 맘
이젠 방해할 수 없는 아름 다운 우리의 사랑
우리의 사랑은 시작된 거야 행복할 거야 그리고 영원할 거야
언제나 너만을 사랑할 거야 누가 뭐래도 아름다운 사랑일 거야
언제나 변함 없는 우리 사랑 영원토록
미희 노래하는 사이 대식은 전화를 받으며 괴로워한다. 노래 끝나고 암전.
8 결혼
대식과 상호는 인형처럼 호준의 양쪽에서 움직이고 있다.
호준
1단계 프로포즈에 성공! 1단계 통과 (대,상 돈 주고 호준 돈 받고) 게임의 2단계인 결혼까지 통과하신 걸 축하 드립니다. (대,상 돈 주고 호준 돈 받고) 천 만원, 또 천 만원 도합 보증금 2천 만원! 안심하고 맡겨 두시고, 10억을 향한 마지막 3단계를 향해 박차를 가해 주십시오. (대식 상호는 슬로우 모션으로 뛰기 시작 한다.) 이제부터 1년 동안 행복한 아주 행복한 가정을 꾸미시고 갓 태어난 아이와 저희를 방문하여 사진 한 장만 제출해 주시면 됩니다. 10억을 향해 달려가십시오. 10억을 위해 사랑하십시오. 1년 후 10억의 주인은 당신! 열심히 사랑 합시다. 10억을 위해 사랑을 위해.
음악에 맞추어 둘은 열심히 뛴다. 대식은 퇴장하고 상호만 남아 뛴다. 은미 등장해 상호를 보고 있다.
상호
만세. 내가 드디어 장가를 가게 되었다. 만세. 내 반쪽을 찾은 거야. 우리가 단란한 가정을 꾸미면 곧 아이가 태어나겠지. 아기가 밤새 보채면 당신은 일어나지 말고 날 흔들어 깨워. 난 졸린 눈을 비비며 뒤척였던 당신의 담요를 끌어 덮어주고 아기에게 자장가를 불러 줄게. 학부모 회의도 같이 갈까? 출근 할 때 내 옷 매무새를 고쳐주는 당신의 윤기 있던 검은 머리가 하얗게 변해도, 난 당신과 함께 늙고 죽을 거야. 같은 자리에서 당신 옆에서.
은미
(바라보다가) 그래 이렇게 허무하게 끝낼 수는 없어. 지금부터라도 내 인생은 내가 만들 거야. 저 상호씨
상호
아 은미씨 설마 오지 못하는 줄 알고 걱정했어요.
은미
저..
상호
고마워요. 축하해주러 이렇게 찾아와줘서
은미
실은 꼭 말할게 있어서
상호
네?
코
신랑분 입장하세요.
은미
저…
상호
아 저 이제 시작하려나 봐요. 저 나가 봐야 돼요. 은미씨 정말 고마워요.
은미
(다급하게) 지금까지 난 내 인생을 그냥 물 흐르듯 아무런 자극 없이 살아왔지만 이제는 그렇게 바보처럼 살지 않겠어요. 상호씨 사랑해요. 그 여자와 결혼하지 말아요. 저는 언제나 상호씨만을 사랑해왔어요. 이제야 알았어요. 바라보기만 하는 건 바보 같은 사랑이라는 걸.
상호
(사이) 에이, 은미씨. 농담 말아요. (눈치 없이) 참 그리고 은미씨는 축의금 안내도 돼요. 이렇게 행복한 날을 만들어 준 사람이 바로 은미씨니까.
상호 퇴장. 은미는 말도 못하고 그냥 되돌아 선다. 무대 뒤에서 상호와 미라 팔짱 끼고 등장.
미라
(상호와 등장하다가 갑자기 배를 움켜잡으며) 오빠
상호
여보 왜 그래?
미라
배가 너무 아파. 아까 먹은 갈치회가 상했나 봐. 갑자기 구역질이 나. 우액
상호
조금만 참아봐.
미라
못 참겠어. 아파 죽을 것 같단 말이야.
상호
그럼 우리 결혼식은?
미라
지금 결혼이 문제야? 신부가 죽어서 입장할 판인데.
상호
조금만 참자 곧 끝나.
미라
아이고 나 죽네. 상호씨 119좀 불러줘.
상호
어떡하지
미라
여보!
상호
잠깐만.
의사로 변장한 호준 현애 들어와 미라를 보고
호준
심각한 상태군. 간호사!
현애
네.
호준 현애 미라 도망가고 쫓고 쫓기며 다음 노래.
노래14 – 비밀 / 호준, 현애, 미라, 미희
(미) 숨기고 있어. 무언가를 감추고 있어. 어디에 어느 곳에 감춰져 있는지
찾으려 해도 아무도 찾을 수 없어. 너무도 완벽하게 속이고 있어.
(애)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처럼 나는 온 통 비밀에 쌓여 있어.
(호) 어두운 거리를 헤메이는 이제 누구도 어디도 나를 반기질 않아.
(올) 이젠 아무것도 알려고 찾으려고 하지 말아줘.
그냥 조용히 그냥 이대로 세상을 살고 싶어.
이젠 아무것도 알려고 찾으려고 하지 말아줘.
나에게도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어.
이젠 아무것도 알려고 찾으려고 하지 말아줘.
그냥 조용히 그냥 이대로 세상을 살고 싶어.
이젠 아무것도 알려고 찾으려고 하지 말아줘.
나에게도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어.
나에게도 감추고 싶은 쉿! (노래 끝)
웨딩 연주곡…maijor 로 시작. 미희와 대식의 결혼식. 둘은 결혼하고 손을 흔들며 신혼여행을 떠난다. 연주곡 찌그러지며 라디오 방송 소리.
방송멘트
다음은 사건 사고 소식입니다. 요즘 가짜 커플 이벤트 회사의 사기 광고가 인터넷, TV, 라디오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선량한 시민들의 마음을 현혹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거액의 돈이 걸린 게임형식의 커플 이벤트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에게 참가비 명목으로 수 천 만원을 챙겨, 달아났다고 합니다 4인조로 구성 된 이들은…
조명 오버랩 되며 호텔. 대식은 도착하자마자 황급히 욕실로 들어간다.
미희
(침대 위에 누워 ) 대식씨 아니 이젠 여보 라고 불러야 하나? (수줍게 웃으면서 ) 여보~~..
대식
응.
미희
(살며시 웃으며 수줍은 목소리로) 우리가 결혼을 한 건지 실감이 나질 않아요.
대식
나도 그래요.
미희
(상기 되어) 뭐해 우물쭈물 하다 보면 이 밤이 다 끝나 버리겠어요.
대식
어 거의 다 돼가요.
미희
갑자기 결혼하느라 살림도구도 장만 못했네. 우선 후~ 더블침대 세탁기도 필요하고, 가스레인지, 냉장고, 식기 세척기, 진공청소기 (잠시 생각한다) 내 칫솔, 당신 칫솔 당신은 파란색 나는 노란색
대식 전화를 하고 있다. 욕실에서
대식
그래 이 자식아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단 말야
미희
전세는 얼마고 월센 얼마지
대식
나한테 시간을 좀 주라 내가 알아서 설득해 볼게.
미희
아이 모르겠다 아무렴 어때 다리 밑이라도 난 당신만 옆에 있으면 돼
대식
반장님께 얘기해서…
미희
자기야
대식
그래 옷 벗는다 옷 벗는다고!
미희
뭐라고? 대식씨!
대식
아니야 난, 난 아니야.
미희
대식씨 뭐가 아니야?
대식
아니야. 아니라고. 난 그냥 이건 내가 해야 할 일이고
미희
그래요. 우리의 사랑은 게임 같은 운명이었다고요.
대식
난 난 지금 미희를 잡아야 하는데
미희
그래요. 날 잡아요.
노래15 – 하늘의 장난이라면….. / 대식 미희
대식- 나의 마음을 믿지 말자. 나의 거짓을 믿는 거야.
난 당신을 지킬 수가 없어요. 이럼 안 되는데 이 밤이 너무 길어.
미희 <너무 떨려… 오늘 우리가 결혼해서 신혼여행왔다는 게 믿기지 않아. 나 행복하게 살거야.
너무 행복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게 행복하게 살거야. 모든 것 잊고 행복하게.
미희 너무 감사해요 행복해요. 사랑해요.
대식- 나의 영혼, 나의 운명, 당신 향한 나의 맘 이 모든게 거짓이라면 당신 믿을 수 있나요.
거짓이 거짓을 낳았고 사랑이 사랑을 버렸네
이 모든 게 하늘의 장난이라면 이건 거짓이야, 거짓이야, 거짓이야.
미희- 이 모든 게 하늘의 뜻이라면 너무 감사해요, 행복해요, 사랑해요.
미희
오늘 밤 모든걸 말할 거야. 고백 할거야. 화내지 말아야 돼. 대식씨 화내면 나 울지도 모른다. 아니 울 것 같아. 나 울면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나 꼬옥 안아줘야 돼. 나에겐 대식씨 밖엔 없으니까. 내 모든 것 버리고 선택한 내 운명이니까. 대식씨. 사랑해. 우리 영원히 헤어지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
(이 노래 진행되는 사이 대식의 마음을 보여주는 뭔가 삽입.) 대사 끝나고 아래 노래 진행되는 사이 호준과 현애 미라 몰래 들어온다. 그리고 미희에게 곧 소탕이 시작된다는 얘기를 하고 미희 뒤를 보며 그들과 함께 사라진다. 대식은 여전히 괴로워하고…)
대식 거짓이 거짓을 낳았고 사랑이 사랑을 버렸네.
이 모든 게 하늘의 장난이라면 이건 거짓이야, 거짓이야, 거짓이야.
미희 이 모든 게 하늘의 장난이라면 너무 …..
대식 거짓이야, 거짓이야, 거짓이야.
암전.
#9 소탕
사이렌 소리가 요란히 울리는 가운데 팔로우 어두운 곳을 마치 써치라이트처럼 휘젓다가 도망가는 호준 미라 현애를 비춘다. 대식도 뒤 따른다.
노래16 – 소탕 / 대식, 미희, 호준, 현애, 미라
꼼짝 마! 임호준 여현애 김미라 당신을 혼인빙자 사기 혐의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꼼짝마.
미희 나오다가 그 광경을 보고 멈춘다. 미희에게 총을 겨누고 있지만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대식, 미희 떨리는 눈빛으로 대식을 보다가 천천히 다가가더니 대식의 총을 자신의 머리에 겨눈다.
미희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눈 채 스스로에게)
꼼짝 마! 김미희 당신을 혼인빙자사기 혐의 공범죄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꼼짝 마.
암전.
10 사랑은 소리 없이 1
음악과 더불어 조명 인되면 은미의 가게. 상호 들어온다.
은미
상호씨? 오랜만이네요. 신혼여행은 잘 갔다 왔어요? 결혼식 날 미안했어요.
상호
내가 고쳐 준 컴퓨터 잘 돌아가요?
은미
7년 단골이자 친구가 며칠 동안이나 보이지 않으니까 왠지 섭섭하던데요.
상호
고물 컴퓨터 잘 돌아가냐고요?
은미
너무 구형이잖아요. 자꾸 고치기도 뭐해서 새로 하나 사야겠어요.
상호
은미씨가 빌려준 돈…
은미
천천히 갚아요. 이제 억만장잔데요. 어머 새 신랑을 너무 붙잡아뒀나 봐요. 저 들어 갈게요.
상호
다 끝났어요! 다 끝났다고요!
은미
무슨 말이에요?
상호
여기 일 다 그만 두고 시골로 내려 갈 거에요. 돈은 가게 정리해서 금방 갚을게요. 게임도 컴퓨터도 이젠 지긋지긋해요.
은미
상호씨, 또…… 상호씨. 상호씨 왜 이래요. 상호씨 건강한 대한민국 청년이잖아요. 군대도 갔다 왔고 씩씩하고 용감하잖아요. 상호씨 게임 좋아하고 돼지껍데기 좋아하고 성실하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솔직하고.
노래17 난 기다려왔어요 / 은미
벌써 7년이죠 우리가 함께 한 것이
많은 시간이죠 우리의 행복했던 날들이
난 기다렸어요 날 돌아봐 주기를
난 여기에 있어요 상호씨 눈길을 기다리며
난 준비돼 있어요 난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난 사랑해요 난 사랑해요 상호씨
/ 더 이상 나는 물러서지 않아요 이제
더 이상 나는 눈물 흘리지 않아요 이제
나는 뒤돌아 서지 않아요 이제
나는 잡을 거야 두 번 다시 놓지 않을 거야
날 봐요 날 봐요 내 말 들어요 내 말 들어요
난 당신 사랑해요 당신 사랑해요
/ 더 이상 나는 물러서지 않아요 이제
더 이상 나는 눈물 흘리지 않아요 이제
나는 뒤돌아 서지 않아요 이제
나는 잡을 거야 두 번 다시 놓지 않을 거야
날 봐요 날 봐요 내 말 들어요 내 말 들어요
난 당신 사랑해요 당신 사랑해요
마치 마지막 곡 같은 분위기로 노래 끝.
은미
(대식은 신경 쓰지 않으며) 우리 상호씨 좋아하는 돼지 껍데기 먹으러 가요.
상호
아니 저기…
은미
시끄러워. 앞으로는 내가 시키는 대로 한다. 오케이! (은미 대식을 끌고 퇴장.)
대식
(등장해서 그들 등 뒤에) 저기… 사실 나는…
둘 퇴장하고 대식 혼자 남아있다.
대식
(혼잣말로) 그래요. 잘 됐네요.
노래18 저들의 모습 / 대식
저들의 모습 기분이 좋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
저들을 보면 저들의 행복 눈에 띄네 사랑하는 모습
모든 일 끝났어 일망타진했어 하지만 쓸쓸해
세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원하는 대로 모든 일들이 다 이루어진다면
원하는 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모든 일 이루어진다면
나는 무얼 원하고 있나 내가 바라는 건 무언가
내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소원 그건 무언가
아쉬웠던 일 지금이라도 되돌릴 수 있다면
잘못했던 일 지금이라도 되돌릴 수 있다면
생각이 나 눈에 보여 지나간 짧은 시간이
이미 늦었지만 돌이킬 수 없지만 내 머리를 떠나지 않아
내게 또 다시 한 번 더 다시 똑 같은 기회 돌아 온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아쉬움 없는 선택은 무얼까
암전.
11 사랑은 소리 없이 2
교도소. 차가운 철창 소리, “6641번 김미희 면회” 조명 인. 미희 무대에 있다. 대식 등장.
미희
오랜만이네요.
대식
…..
미희
안색이 창백해요.
대식
…..
미희
그 동안 잘 지냈죠?
대식
날 원망하죠?
미희
당신께 감사해요..
대식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힘들죠?
미희
아침에 일어나 보면 언제나 창살 밖 세상은 밝은 빛으로 가득 차 있어요. 여긴 유난히 햇살이 밝게 느껴져요. 그래서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 하고 눈을 감고 햇살을 느껴요. 예전엔 햇살이 그렇게 따뜻한지 몰랐었는데.
대식
미안해요 (대식은 가려 한다)
미희
난 대가를 치르는 중이에요
대식
무슨 대가?
미희
당신!
대식
나를 … 돈도 못 벌고 매일 잡일만 하는 말단 형사 이대식을?
미희
네.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사랑의 노래.
노래19 – 사랑은 소리 없이 / 미희 대식
하늘이 맺어준 아름답고 소중한 사랑 기억해요. 영원히 잊지 말아요.
우리의 사랑은 운명처럼 서로 다가와 난 믿어요. 영원히 행복할거야.
미) 벽은 두텁고 당신은 멀리 있지만 난 당신을 기다려 왔어
우리 그 동안 나눴던 서로 사랑 진실이라 믿었어
대) 가슴 속 당신 향한 내 사랑의 커다란 힘이
당신이 있는 곳 나를 이끌었어 당신에게로
하늘이 맺어준 아름답고 소중한 사랑 기억해요. 영원히 잊지 말아요.
우리의 사랑은 운명처럼 서로 다가와 난 믿어요. 영원히 행복할거야.
사랑은 <이렇듯>서로가<모르게>갑자기<천천히>다가오는~것
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