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USICAL PLAY
작 김균형
곡
등장인물
김대리
남대리
코러스
김대리를 제외한 모든 역할은 작품에 등장하는 이러저러한 역할들을 담당한다.
무대
김대리가 살아가는 과정의 여러 곳
길거리
버스 안
사무실
카페
사장실
외 여러 곳
무대는 조립식으로 한다. 한 장면에서 다른 장면으로 넘어갈 때 코러스가 무대를 밀면서 들어와 장면이 바뀌는 방법으로.
폰트칼라
대사 검은색
지문 해설 파란색
노래 주황색 
PLAY
#1 일!
마임으로 시작되는 첫 장면. 배우들이 객석을 바라보며 일렬로 앉아 있다. 취업을 위한 면접이 진행 중이다. 보이지 않는 면접관이 질문을 한다. 이 장면에서 각 배우들의 대답은 한 줄로 끝나지 않는다. 첫 사람은 마지막 사람이 끝나고 모두가 말하는 것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얘기를 한다. 면접의 목적은 취업이기 때문에 모든 배우들이 취업을 반드시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한다. 물론 각각의 개성이 있어야 한다. 면접관은 첫 번째 사람에게 한 줄 얘기 듣고 그가 얘기를 계속하는 사이 곧바로 다음 사람에게 질문한다. 각각의 배우들은 따라서 자신의 대사를 추가하여 말을 해야 한다.
면접관 
취미가 뭔가요?
1 
음악감상입니다.
면접관 
영어로 자기 소개 한 번 해보시겠어요?
2 
Yes. Of course! I introduce myself.
면접관 
남들에게 말하면 놀랄만한 당신만의 비밀이 뭐가 있나요?
3 
예? 아, 저 그러니까 저는 손가락이 합쳐서 12개가 아닙니다.
면접관 
우리 회사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4 
이 회사의 장점은 무엇보다 투명한 경영이라고 봅니다.
면접관 
자신의 장점은 어떤 거라고 생각해요?
5 
저는 추진력이 있습니다.
면접관 
인생의 목표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6 
인생의 목표란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관 
행복이란 뭐라고 생각하나요?
7
예 행복이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웃으며 살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면접관이 다른 사람들에게 질문할 때는 약간 조용히 얘기하다가 마지막 질문까지 끝나면 모두의 소리는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한 동안 모두가 함께 큰소리로 떠들어서 아주 시끄러운 분위기. 잠시 멈춤. 그러다가 전화벨이 울리고 일제히 폰을 꺼내 전화를 받는다. 모두 “여보세요” 이후 말은 없이 행동으로 합격의 즐거움을 표현한다. 그리고 이후 상황이 계속해서 마임으로 진행된다. 마임의 내용은 직장 생활. 처음에는 큰 즐거움으로 출근, 그리고 서로 일 열심히 즐겁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또 상황에 따라 과장으로부터 깨지기도 하고 등등 직장생활이 지속되면서 행복하던 얼굴이 차츰 찡그려져 간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일그러져가는 얼굴 혹은 표정을 잃어가는 얼굴. 즉 즐겁게 시작한 직장생활이 어느 정도 시간이 가면서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하여 사람을 피곤하게 하고 웃음을 잃어버리게 한다는 것이 마임을 통해 표현할 내용이다. 즐거운 일, 화나는 일, 행복한 일 혹은 짜증나는 일 등 다양한 일들이 표현되어야 하며 혼자의 일뿐 아니라, 예를 들어 결혼식에 갔다거나 혹은 여행을 갔다거나 등등의 상황들 또한 다양하게 표현되어야 한다. 즉 일상이란 항상 짜증나거나 괴로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이런 다양한 사건들이 함께 표현되어지되 그 최종 목적지는 표정을 잃는 것이 된다. 배우들의 일그러져 가는 얼굴이 어느 정도에 이르면 합창 혹은 분창으로 노래 시작. 노래 끝날 때는 모두가 무표정해진 상태.
노래1 벗어나고 싶어 / 올 캐스트
피곤해 피곤해 하루 하루가 피곤해
언제나 반복되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은 또 오늘 같을 것이고
기계 속 부품처럼 매일 똑 같은 일상이 반복되고
난 지금 뭘 하고 있나 난 왜 살고 있나
나는 일하는 기계인가 내가 사는 목적은 무언가
잊었어 오래 전에 내가 사는 목적을
피곤해 귀찮아 생각하기 싫어
그냥 주어진 현재를 살 뿐이야
그냥 주어진 일을 할 뿐이야
내 삶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잊은 지 오래이고
하루 하루의 목표 역시 잃은 지 오래야
벗어나고 싶어 벗어나고 싶어
나의 이 지루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벗어나고 싶어
매일 같이 반복되는 변화 없는 삶으로부터
여기에서는 다양한 이미지들이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노래를 진행하면서 도살장에 끌려 들어가는 소와 같은 느낌의 이미지 혹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처럼 무언가를 한 없이 기다리는 느낌 등등의 다양한 은유적 표현을 통해 현실의 무료함과 거기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를 충분히 표현하여야 한다.
벗어나고 싶어 벗어나고 싶어
나의 이 지루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벗어나고 싶어
매일 같이 반복되는 변화 없는 삶으로부터
결국 모두의 얼굴에 표정이 없어진다. 조명 그 얼굴들에 모이고, 암전.
#2 출근
암전에서 알람 소리. 조명 인되면 침대 여러 개 있고 그 침대에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알람에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긍정적인 사람, 부정적인 사람, 적극적인 사람, 피하는 사람, 귀찮아하는 사람, 그냥 자는 사람… 각자 자기의 성격에 맞추어 일어난다.
노래2 아침이야 / 올 캐스트
아 아침이야 아침 새로운 날의 시작 / 또 다시 밝아 온 하루
저길 봐 커다란 태양이 떠오르고 있어 / 그냥 다시 내려갔으면
상쾌하고 깨끗한 아침 공기 / 으 아직도 술 냄새 쩔어
일어나야지 벌떡 얼른 털고 일어나야지 / 이불 더 깊숙이 더 깊숙이
새로운 하루가 시작 됐어 또 다른 새로운 하루 모두에게 또 다른 하루
오늘은 또 어떤 날일까 무슨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오늘 모두에게 똑같이 진행되는 우리 모두의 하루
오늘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24시간의 하루
오늘 모두에게 똑같은 하루
지금은 시작이야 하루의 시작이야 피곤해 일어나기 싫어
털고 일어나야지 또 일터로 나가야지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일을 하러 가자
간주 진행되며 침대에서 일어나 세수하고 옷 갈아입고 등등하며 출근 준비 마치고 모두 옷 갈아입고 들락날락하며
오늘도 나아가자 저 전쟁터로 내가 일하는 곳으로
나는 왜 일을 할까 지금은 그런 것 대답할 수 없어
그런 것 저 깊은 곳에 있는 얘기 일단은 접어 둔 얘기
나는 그냥 일해 그냥 일할 뿐이야 이유는 생각하지 않아
일단은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것이 중요해
일단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언젠가 때가 오겠지 내 꿈을 실현시킬
지금은 아니야 지금은 무료해 지금은 피곤할 뿐이야
오늘도 일하러 나가자 일하러 가자 오늘도
노래 끝과 동시에 무대는 지하철로 바뀐다. 열차 도착음 울리고 사람들은 열차에 탄다. 무표정한 사람들. 서로 밀고 밀리고. 자리가 정리되면 모두가 무표정한 얼굴들.
김대리)
아침은 언제나 힘들어 피곤해 졸려워 짜증나
출근하는 길 사람들 사이에 끼여 있는 나
언제나 승진해서 임원되고 사장될까
언제나 내 회사 운영하며 사장소리 들을까
매일 매일 변화없이 반복되는 이 지루한 삶
어제와 오늘이 같고 오늘과 내일도 다르지 않은 삶
즐거움은 어다 가고 내 삶의 목표는 이디 있나
무엇이 나를 이 변화 없이 지루하게 반복되는 삶에서 꺼내줄까
아침은 언제나 힘들어 피곤해 졸려워 짜증나
아침은 언제나 힘들어 피곤해 졸려워 짜증나
합창)
아침은 언제나 힘들어 피곤해 졸려워 짜증나
출근하는 길 사람들 사이에 끼여 있는 나
언제나 승진해서 임원되고 사장될까
언제나 내 회사 운영하며 사장소리 들을까
매일 매일 변화없이 반복되는 이 지루한 삶
어제와 오늘이 같고 오늘과 내일도 다르지 않은 삶
즐거움은 어다 가고 내 삶의 목표는 이디 있나
무엇이 나를 이 변화 없이 지루하게 반복되는 삶에서 꺼내줄까
아침은 언제나 힘들어 피곤해 졸려워 짜증나
아침은 언제나 힘들어 피곤해 졸려워 짜증나
지하철이 도착하고 사람들 내려서 각자 자기 갈 길로 급히 달린다. 그 틈에 할머니 밀려 넘어진다. 김대리 그냥 보고 퇴장했다가 다시 들어와 할머니를 일으키며
김대리 
할머니 괜찮으세요? 일어나세요. 제가 부축해 드릴게요.
할머니 
고마워요. 처녀 마음이 곱네.
김대리 
아니에요. 누구나 다 그렇죠.
할머니 
그런데 처녀, 왜 그렇게 얼굴이 밝지 않아? 너무 무표정해. 웃고 살아야지. 나만큼 살다 보면 웃는 게 정말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될 거야. 웃으면서 살아야 행복도 찾아오는 거야.
김대리 
그래요? 할머니 알겠습니다. 잊지 않을게요. 전 시간이 없어서 먼저 갈 테니까 조심해서 가세요. (퇴장)
할머니 
고마워 처녀. 내 처녀 웃게 해 줄게.
할머니 반대쪽으로 퇴장하면 그 반대편에서 무대 밀려 들어온다.
#3 사무실
사무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얘기를 하고 있다. 업무 시작 전 커피 브레이크. 존칭 등은 상황에 맞추어 적절하게 조절한다. 하루를 시작하기 직전 약간의 여유와 걱정 혹은 small talk 등등이 보여진다. 대사와 노래가 뒤섞이며 필요에 따라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기도 한다.
노래3 여기는 사무실
새롭게 시작된 하루 어제와는 다를 또 다른 하루
오늘은 무슨 일이 있을까 오늘은 또 어떻게 하루가 지나갈까
1 
어제 비 많이 오데.
2 
맞아. 난 자다가 빗소리에 놀라 잠을 깼다니까. 더구나 우리 아파트는 1층인데. 지난 번에 한 번 우리 동네가 다 침수됐었거든. 다행히 우리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만 잠기고 말았지만.
3 
진짜 어제 비도 무서웠어.
우리는 모두 아침마다 새로움을 기대해
오늘은 어떤 일들이 우리를 기다릴까
어제와는 다른 오늘 새롭게 시작된 오늘
정말 오늘은 어제와는 달라질까 새로운 일들이 기다릴까
4 
그나저나 저 경리과의 최미소씨 있잖아. 결혼한다던데.
5 
정말. 남자는? 뭐하는 사람이래?
6 
아마 대학 때부터 사귀던 사람인 모양이야.
7 
대학 때부터? 대단하네. 어떻게 그 오랜 시간을 견뎌왔을까? 나는 만나면 매일 싸우는데.
8 
왜? 뭐가 안 맞아?
9 
안 맞는 것야 많지. 아니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뭔가 맞지 않아.
무엇이 우리를 미소 짓게 하나 무엇이 우리에게 웃음을 가져다 주나
그냥 의미 없는 이야기들 어제 저녁 애인과의 데이트 텔레비전 영화
일상의 소소한 일들이 우리를 웃게 하지 즐겁게 하고
이곳에서는 사무실에서는 무슨 일이 우리를 미소 짓게 하나
1 
어떻게 안 맞는데.
2 
예를 들면, 점심을 먹잖아. 그런데 여태 한 번도 의견이 일치한 적이 없어. 내가 짬뽕 먹고 싶을 때 무슨 스파게티 먹자고 하고, 또 놀러가고 싶을 때 피곤하니까 오늘은 그냥 어디 카페에서 좀 쉬자고 하고, 옷을 고를 때도 내가 노란색 고르면 빨간색이 좋다고 하고, 극장에 가자고 하면 쇼핑가자고 하고… 뭔가 일치하는 게 전혀 없어.
3 
그럼 어떻게 해? 섹스는?
4 
그것도 별로 시원찮아.
5 
그럼 안되지. 그렇게 서로 다르면 곤란할텐데.
6 
그래서 지금 어떻게 할까 생각 중이야. 누구는 대학 때부터 만난 남자랑 결혼한다는데 나는 이게 뭐니. 이제 애인도 없어지면 주말에 나는 뭐하지?
7 
나는 벌써 6개월째 솔로야.
나는 웃고 싶어 웃으면서 살고 싶어
나의 미래를 생각하고 행복을 꿈꾸며
매일 매일을 웃으면서 살 수 있는 상황을 그리며
8 
참, 우리 김부장님 이사로 승진한다는 얘기 들었어?
9 
진짜? 나 더 이상 이 회사 안다닐래.
1 
그러게. 그 사람 이사되면 안 되는데. 윗사람 눈치만 보고 아래 사람만 달달 볶는 정말 승진하면 안되는 사람인데. 우리 회사를 위해서도. 내가 사장님한테 가서 얘기라도 해야겠다.
2
진짜?
3 
진짜는 무슨 진짜! 내가 가서 얘기하면 나만 찍히지. 사장이 미쳤어? 내 얘길 듣게.
4 
앞으로 회사 생활 더 피곤해 지겠네. 걱정이네 진짜.
오래 전 처음 출근하던 날 난 많은 꿈꾸며 행복했지
빨리빨리 승진해서 최연소 이사되고 결국엔 사장 되겠다고
원하는 회사 만들어 돈 많이 벌어 성공한 사업가 되겠다고
지금은 나의 꿈 나의 희망 모두 어디로 가버린 걸까
시간이 흐르고 승진은 힘들고
새로움은 없고 언제나 똑 같은 일만 반복되고
넘치는 일 때문에 잠 못 드는 밤 많아지고
주변 사람들과 보이지 않는 경쟁과 투쟁
상사들의 압박과 후배들의 도전
내 삶은 전쟁터 나의 하루하루는 싸움으로 엮여져
5 
(김대리에게) 그런데 자기는 왜 아무 얘기 없어? 뭐 무슨 문제 있어?
김대리 
응? 아니. 문제는 무슨. 그냥 피곤해서 그렇지.
6 
(시계를 보며) 어, 벌써 시간이, 이제 오늘도 슬슬 시작해 볼까?
드디어 시작되는 우리의 하루
즐겁게 웃으며 행복하게 신나게 시작할 하루
나는 원해 행복하게 일할 수 있기를
나는 원해 즐겁게 일할 수 있기를
피곤해도 좋아 내가 만족스럽게 일할 수 있다면
밤을 샐 수도 있어 나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 힘들어도 괜찮아
내 삶에 새로움을 줄 수 있다면
나를 이 반복되는 삶에서 건져줄 수 있다면
그게 내가 바라는 거야
매일 아침 내가 바라는 것
뭔가 새로운 일 뭔가 창의적인 일
나를 새롭게 만들어 줄 일
나에게 최선을 다하도록 할 일
또 하루가 시작이야
위 노래 잔행되며 사람들 모두 표정을 앓는다. 과장 등장.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모두 자기 자리로 서둘러서 간다.
과장 
(김대리에게) 김대리!
김대리 
예.
과장 
이거 자네가 작성한 보고서 맞아?
김대리 
네. 그렇습니다만.
과장 
그렇습니다만?
김대리 
네.
과장 
내용이 뭐야?
김대리 
그러니까
과장 
도대체 뭐야? 뭐냐고? 무슨 보고서가 내용이 없어? 응? 이게 뭘 쓴 거야?\
김대리 
시장분석에 대해서…
과장 
무슨 시장 분석? 여기에 써 있는 것 못하는 사람 있어? 그냥 일반적인 얘기만 정리한 것 아니야?
김대리 
죄송합니다.
과장 
지난 번에도 그러지 않았어?
김대리 
죄송합니다.
과장 
제대로 살펴보지도 못하고 결제 들어간 내가 문제지. 그리고 자네는 도대체 할 줄 아는게 뭔가? 응? 보고서 하나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이대리를 보며) 이대리!
이대리 
예.
과장 
이거 자네가 정리 좀 해. 이 친구는 도대체 믿을 수가 없어. 거기 서 있지 말고 가서 일해.
김대리 
예.
김대리 처량하게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과장은 다시 퇴장.
노래4 나는 왜
나도 어려운 입사시험 뚫고 이 회사 들어온 사람이야
나도 능력있고 잘 할 수 있는 사람이야
내 모든 성적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고
내 능력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아
하지만 지금 내가 하는 일은 뭐야
매일 거의 똑 같은 일 변하지 않는 일
습관적으로 하는 일 뭔가 생각이 필요치 않은 일
내가 원숭인가 내가 할줄 아는 건 이것 뿐인가
나는 싫어 이 지루한 삶이 나는 싫어 벗어나고파
지루한 일 반복되는 일 뭔가 창의적인 일을 원해
늦게까지 일해도 좋아 뭔가 보람이 있을 수 있다면
매일 밤 새도 좋아 만족을 느낄 수 있다면
너무 일상적이야 변화가 없어 지루해
인생은 습관이야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어제와 똑 같은 일 하다가 퇴근하고
애인 만나거나 친구 만나거나 영화를 보거나 티비를 보거나
가족들과 얘기를 하거나 채팅을 하거나
그러나 모든 일은 할 때뿐
막상 내 인생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직장은 언제나 습관이야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해
뭔가 새로운 것을 줘 눈이 확 뒤집힐 새로운 것
매일 매일 반복되는 똑 같은 일들
귀찮아 짜증나 일하기 싫어
과장 
(다시 등장하며, 아까보다 더 화가 나 있다) 김대리!
김대리 
예.
과장 
자네가 결국 오늘 히트를 치는구만.
김대리 
예?
과장 
(서류를 내밀며) 이것도 자네가 작성한 거지?
김대리 
예. 그런데요.
과장 
그런데요? 자네 지금 꿈꿔? 이게 무슨 내용이야? 일하기 싫어? 일하기 싫으면 나가면 돼 일할 사람은 많으니까
김대리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좀 더 집중하겠습니다.
과장 
좀 집중해서 되겠어? 아무래도 자네는 믿을 수가 없어. 일단 시장이나 나가서 시장 조사나 하고 와. 우리 제품과 경쟁사 제품이 어떻게 판매되고 있고 각각의 장단점은 무언지 파악해 가지고 와.
김대리 
예.
과장 
똑바로 해 가지고 와. 이거 잘못하면 옷 벗을 줄 알아.
김대리 
예.
과장 
빨리 나가.
김대리 
예
김대리 한쪽으로 퇴장하고 무대는 반대쪽으로 나가면 길거리로 바뀐다.
#4 길거리
조명 인되면 길거리.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
노래5 길거리 / 코러스, 김대리
모두 정신 없이 바쁜 이곳 여긴 길거리 서로 신경 쓰지 않는 이곳 여긴 길거리
그냥 나갈 뿐야 내가 가야 할 곳 그냥 달릴 뿐야 앞만 보고서
아무 속박 없는 이곳 여긴 길거리 아무 간섭 없는 이곳 여긴 길거리
모두가 일로 바쁘고 옆 사람조차 돌아보지 않는 곳 여긴 길거리
길거리의 바쁜 사람들의 모습.
김대리)
피곤해 짜증나 나도 분명히 잘할 수 있는데
의욕이 없어 잘 해야항다는 목적이 없어
회사에 출근하려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머리는 멈추고
새로운 일 창의적인 일에 대한 기대는 잊은지 오래
그냥 주어진 일만 대충 욕먹지 않알 정도로 끝내고
어차피 습관인데 큰 차이도 없는데
매일 반복되는 일 눈 감아도 척척 해낼 수 힝는 일
피곤해 지루해 일하기 싫어
아침의 그 할머니 나타난다.
할머니 
아침의 고마움에 대한 보답이야.
김대리 주머니에 복권을 한 장 넣고 사라진다. 조명 바뀌며 복권 추첨을 하고 복권은120억에 당첨.
김대리 
할머니! 할머니! 이거 정말 저에게 주시는 건가요? 이런 세상에. 내가 복권에 당첨되다니. 그것도 저게 얼마야?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천만 억 십억 백억. 백이십억?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김대리
저기요. 저기요. 나 좀 꼬집어 주실래요? 어서요. 저 미친년처럼 보이죠? 맞아요. 나 미쳤어요. 나는 미쳤어요.
노래6 아니 아니죠 / 김대리
아니 아니죠 이건 정말 꿈이 아니죠 꿈이 아니죠
분명 아니죠 이건 절대 꿈이 아니죠 현실인 거죠
깰 일 없어 이건 꿈이 아니야 내 선행에 대한 보답일 뿐
이젠 남들 부럽지 않은 부자 내 운명의 수레바퀴일 뿐
원하는 것 할 수 있고 여행도 언제든 떠날 수 있어
내 회사를 만들어 맘에 드는 직원만 뽑을 수 있어
난 뭐든 할 수 있어 난 뭐든 누릴 수 있어
나는 부자다 나는 부자다
주머니에 들어 있는 지갑이며 기타 등등을 꺼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준다. 마구 준다. 돈도 뿌린다.
김대리 
야! 난 이제 부자다! 난 이제 일하지 않는다! 아침에 인상쓰며 일어나 졸린 눈으로 무표정하게 버스타고 전철타고 출근하지 않는다! 푹신한 침대에서 하인이 가져다주는 따뜻한 밥 먹으며 내가 자고 싶은만큼 자고 먹고 싶은 만큼 먹고 놀고 싶은 만큼 놀고 일하고 싶은 만큼만 일할 거다. 난 뭐든지 할 수 있다. 이제 난 부자다.
무얼 먼저 할까 여행이나 떠날까
내 회사를 만들어 돈을 왕창 더 벌까
아니 아니 먼저 사표부터 써야지
나를 매일의 지루함으로 끌어 당기는 나의 일
난 하고 싶은 일 많아 난 이루고 싶은 것 많아
사장도 되고 싶고 더 많은 돈도 벌고 싶고
생각한 일 많았었는데 하고 싶은 일 많았었는데
돈을 벌게되면 많은 돈을 벌게 되면
나는 이제 행복해 이제 드디어 나는 행복해
무얼 먼저 할까 여행이나 떠날까
이때 저 쪽에서 남대리 등장. 남대리는 아직 김대리를 보지 못했다.
김대리 
아니 남대리님? (다가가서) 남대리님!
남대리 
어? 아니 김대리? 웬일이야. 이런 시간에 여기에서.
김대리 
남대리님 보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죠.
남대리 
나를? 왜?
김대리 
사실 나 그 동안 남대리님을 무척 좋아했어요. 언제 한 번 같이 밥이라도 먹고 싶었는데
남대리 
그래? 고맙네.
김대리 
남대리님. 애인 없으시죠? 우리 애인해요.
남대리 
애인?
김대리 
네. 좋죠? (팔짱을 낀다)
남대리 
저기… (팔짱을 살짝 빼며) 나 사실 애인 있는데.
김대리 
…
남대리 
그럼 나 먼저 갈게.
남대리 먼저 떠난다.
김대리 
(떠나는 뒤에 대고) 남대리님. 우리 같이 커피나 한 잔 할래요?
남대리 
커피?
김대리 
네. 커피! 아주 맛있는 커피!
남대리 
커피, 뭐 그야 어려울 것 없지. 그러자고. 그런데 나 얼른 다시 들어가야 돼. 시장에서 한 가지만 확인하겠다고 하고 나왔거든.
김대리 
그깟 회사가 뭐 그렇게 중요해요. 회사 짤리면 내가 먹여 살릴게요.
남대리 
뭐…? 허허허허허…
김대리 
(팔짱을 끼며) 정말이에요. 자, 가죠.
남대리 
(팔짱을 빼려고 하며) 아니, 저 김대리.
김대리 
왜? 싫으세요?
남대리 
아니 그러니까 그게 저 그 뭐냐 그 저 싫어.
김대리 
하여간… 갑시다. 커피 한 잔 하러.
김대리 남대리를 끌고 나가면 반대 쪽에서 무대 들어와 카페로.
#5 까페
까페.
노래7 커피 한 잔 / 코러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그대 오기를 기다려봐도
웬일인지 오지를 않네 내 속을 태우는구려
커피 한 잔 찐하게 쓴 블랙 커피 한 잔
임자 있는 남의 남자 맛과 같은 쓴 맛
커피 한 잔 달콤한 설탕 커피 한 잔
당신 함께 우리 함께 밀크커피 한잔 해봐요
커피 한 잔 마시러 가요 사랑의 맛 한잔해요
쓰디쓴 커피 한잔 해요 진하게 쓴 커피한잔
김대리, 남대리 팔짱을 끼고 거의 끌다시피 들어온다.
남대리 
저기. 김대리, 그러니까 그게 이게 있잖아 그 저
김대리 
그래. 어쨌다는 거에요? 커피 한 잔, 쓴 커피 한 잔 마시자는데 뭐 문제가 됩니까?
남대리 
아니 그러니까 내 얘기는
김대리 
그래요. 남대리님 얘기는 이 김대리가 살짝 미친년 같으니까 뭐가 이상하다 이거 아니에요?
남대리 
그래. 맞아.
김대리 
알아요. 나도. 그리고 사실 나 미쳤어요. 히히히히
남대리 
김대리
김대리 
미쳤다니까요. 나 오늘 완전히 맛이 갔어요. 완전히 맛이 갔다구요. 정말 나 미쳤어요. 히히히히히히
남대리 
(끌어다 앉히며) 왜그래? 제발 조용히 좀 해. 창피하잖아.
김대리 
(일어서며) 뭐가 창피해요? 나 미쳤다는데 나 미친 게 창피해요?
남대리 
아니 그게 그러니까 저기
김대리 
알아요. 내가 미쳤으니까 창피하죠. 미친년하고 이렇게 다니는 게 얼마나 창피하겠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나 미쳤어요. 정말 미쳤어요. (꽥 소리 질러서) 나 미쳤어요.
사람들 모두 쳐다본다.
노래8 나 미쳤어요 / 김대리, 코러스
김대리)
나 미쳤어요 호호호 나 미쳤다구요 호호호호
뭘 쳐다봐요 호호호 처음 보나요 미친 년을
자랑이에요 호호호 미쳤다는게 호호호호
나 미쳤어요 호호호 나 미쳤다구요 호호호호
코)
왜 미쳤을까 (미친게) 왜 미쳤을까 (자랑인가) 왜 미쳤을까 (미친년)
김대리)
나는 이제 알것 닽아 왜 사람들이 미쳐가는지
나는 이제 알아 미치도록 행복한게 무언지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나는 이 세상을 살 수도 있어
누가 나를 막을 수 있나 무엇이 나를 막을 수 있나
나는 뭐든 할 수 있는데 나는 부자야
김대리, 코러스)
이 세상은 모두 내것이야 /시끄러워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 / 조용히하지
나를 거부할 수 있는 건 없어 / 누가 좀 말려
신난다 / 나가라
남대리 
(김대리를 끌어 앉히며) 저기 이거 봐. 이러면 안돼. 남들 생각도 해야지.
김대리 
왜요? 왜 내가 남들 생각도 해야 하는데?
남대리 
아니 그게
김대리 
남대리님. 우리 뽀뽀나 한 번 할까요?
남대리 
뭐라고?
김대리 
우리 뽀뽀나 한 번 합시다.
남대리 
정말 왜 이래? 정말 미친거야?
김대리 
남대리님
남대리 
응? 아 미안, 하돠 진정을 못하기에
김대리 
그래요 맞아요. 정말 미쳤어요. 미쳤다니까요.
웨이터가 제지하러 왔다.
김대리 
아! 웨이터. 왜?
웨이터 
저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다른 손님들에게 방해가 됩니다. 죄송하지만 좀 앉아 주시겠습니까?
김대리 
지금 나한테 뭐라고 했어요?
웨이터 
네. 죄송하지만 앉아 주십시오.
김대리 
오, 그래요. 미안해요 (앉다가 일어나며) 라고 말할 줄 알았죠? 왜요? 왜 앉아야 되는데? 난 앉기 싫은데.
웨이터 
아니 저 손님.
김대리 
그래 얘길 하시라고 얘길. 들을테니까.
웨이터 
그러니까요 그게. 저기 여기는 공공장소고 또
김대리 
또
웨이터 
그러니까 저기
김대리 
그러면 이렇게 하면 되겠다. 우리만 남겨 두고 여기 다른 손님들 다 내 보내지. 그건 어떨까?
웨이터 
저기 손님.
김대리 
왜 그렇게 안되겠어? 오늘 하루 매상 내가 다 낼게. 얼만데? 하루 매상이.
웨이터 
아니 저 손님.
김대리 
에헤, 그 친구 참 말 많네. 내가 돈 다 낸다고. 그러니까 다른 손님들을 다 내보내란 말이야.
웨이터 
아니 저기
김대리 
아니 저기고 여기고 어때 한 천만 원쯤 하면 되겠나?
남대리 
아니. 저기 김대리.
김대리 
가만히 계세요. 남대리님은. 아님 우리가 나가고.
웨이터 
저 손님.
김대리 
싫으면 말고. 남대리님 우리 나갑시다.
웨이터 
아니 저기 이러시면
김대리 
그래. 이러시면 곤란하다는 말 아니야. 그러니까 우리가 나간다고.
웨이터 
아니 제 말씀은 그런 뜻이 아니고
김대리 
아니고 뭐란 말이야?
웨이터 
저기요. 그게.
김대리 
앉을까?
웨이터 
아니요
김대리 
그럼 나갈까?
웨이터 
… 예.
김대리 
나갑시다.
퇴장하며 무대 다시 길거리로 바뀌고.
#6 길거리
또 다시 길거리.
노래5 길거리 / 코러스 (Re.)
김대리, 남대리를 또 끌고 뛰어 들어온다
남대리 
김대리. 기다려. 정말 왜 이러는 거야?
김대리 
너무 재밌다.
남대리 
김대리. 정말 왜 이래? 정말 미친거 아니야?
김대리 
나요? 정말 미쳤냐구요? 그렇다니까요. 정말 미쳤다니까요. 저기요. 나 한 번 꼬집어 줘요.
남대리 
정말 왜 이러는거야?
김대리 
나 한 번 꼬집어 달라니까요.
남대리 
그래? (세게 꼬집으며) 그래서 제 정신이 된다면
김대리 
악!! 아니에요.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정말 꿈이 아니에요. 됐어요. 됐어요. 정말 됐어요. 있죠 남 대리님. 나 이제 더 이상 출근하지 않아요. 피곤한 몸으로 억지로 일어나 인상 쓰면서 출근하지 않아요. 나 이제 더 이상 일하지 않을 거에요. 그냥 하루 종일 놀고 먹기만 할 거에요. 우리 아침에 왜 출근해요? 몇 푼 안되는 월급 받으려 새벽부터 일어나서 출근하잖아요. 그 월급 몇 푼 되기나 하나요?
노래9 나 그 동안
나 그 동안 많이 힘들었어 매일의 삶이 즐겁지 않았어
똑 같이 반복되는 일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은 일
그 속에서 나는 지쳐갔고 내 싦의 목표도 잃어버렸지
왜 사는지도 모르는 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하루 하루를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에 매달려 기계처럼 반복되는 매일
나 그 동안 정말 힘들었어 아무런 열정도 없었던 나의 삶
주말되면 겨우 시간 내서 쉬지만 다시 찾아오는 월요일
다시 또 출근하고 기계처럼 일하고
나 이제 달라질 거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태어날 거야 나 이제 일하지 않을 거야
잘 봐 나를 이제 완전히 새로워질
/ 나 이제 달라질 거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태어날 거야 나 이제 일하지 않을 거야
잘 봐 나를 이제 완전히 새로워질 나를
김대리 
나 사실 엄청난 부자가 됐어요. 엄청난 부자. 나 돈 많아요. 이건 꿈이 아니라고요. 아, 행복해. 난 정말 행복해요. 온 세상이 다 내 것이에요. 모두 내 손에 있다구요. 이건 정말 꿈이 아니에요.
남대리 
저 김대리
김대리 
왜요?
남대리 
아니 글쎄.
김대리 
글쎄 뭐요?
남대리 
아니 내 얘기는
김대리 
그런데요?
남대리 
아니 그러니까
김대리 
그래 어쩌라구요?
김대리 
아니 정말 이래서는
김대리 
그래 이러서는
남대리 
아니 정말 왜 이러는 거야?
김대리 
나요. 복권에 당첨됐어요. 120억이요.
남대리 
…
김대리 
믿기지 않죠. 그래요. 나도 믿기지 않아요. 그런데 조금 전 남대리님이 나 꼬집었을 때 정말 아팠어요. 그러니까 이게 꿈은 아니에요.
남대리 
저기
김대리 
왜요?
남대리 
저, 김대리
김대리 
네.
남대리 
그러니까 저기 그 저 괜히
김대리 
남대리님. 사실 나 지금까지 남대리님을 지켜봤어요. 언제나 씩씩하게 출근하는 모습에 가슴 뛰었고. 난 남대리님의 애인이 되고 싶어요. 어때요? 우리 애인해요? 난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내가 모든 것 책임질게요. 남대리님.
남대리 
(약간 망설이며) 그럽… 시다.
김대리 더 신나게 웃으며
노래10 아 사랑
사랑 아 사랑 나를 사랑해
당신을 기다려왔어 날 사랑하게 된 당신을 매일 꿈꾸며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어
왜 이제야 나타났을까 왜 오제야만날 수 있게 되ㅐㅆ을까
그 동안 나의 삶 당신을 만나기 위한 나의 삶
(남대리)
내 안엔 그대가 있고 그대 안엔 내가 있어 새롭게 시작된 우리의 사랑
당신을 사랑할게요 이 세상 끝까지 당신만 바람볼게요 행복을 기다리며
당신과 나의 사랑 새롭게 시작될 사랑 영원히 함께할 사랑
난 당신을 기다려왔어
(김대리)
내 손 잡아줘 이 손 놓지마
(듀엣)
우리 두 사람 사랑하는 우리 행복하게 영원히 변치 않기를
행복한 미래를 보여 주세요 아름다운 미랠 열어 주세요
우리 함께 손잡고 영원한 미래를 약속하며 행복을 설계해요
당신 속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당신 있어
손에 손잡고 서로 발을 맞추며 행복한 미래 위해 나아가요
사랑으로 믿음으로 행복을 그리며
김대리 
우리 여행이나 떠날까요?
남대리 
여행? 어디로?
김대리 
멀리
남대리 
응, 멀리? 제주도?
김대리 
너 지금 장난하니?
남대리 
아니, 그러니까 그게
김대리 
다시
남대리 
그러면 일본?
김대리 
좀 더 멀리를 생각해 봐요
남대리 
그럼 동남아?
김대리 
정말 확!
남대리 
알았어. 그럼 유럽
김대리 
그래요. 유럽.
남대리 
좋지. 유럽
김대리 
그래. 유럽 일주. 한 달간. 우리 얼른 여행 떠나요. 유럽 아니. 세계일주를 해요. 아니야. 그보다는 우리 뚜껑 열리는 비엠떠블류 한 대 사서 그거 타고 북한 너머 중국 너머 유럽까지 운전하면서 가면 어떨까요? 재미 없게 비행기타고 쉭쉭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요? 난 사실 사막에 가고 싶었어요. 남대리님이 운전해요. 그러면 나는 차 위로 일어서서 모래바람 맞고 서 있을 테니까. 그게 내가 가진 가장 큰 꿈이에요.
남대리 
사막? 비엠떠브류? 좋지요.
김대리 
그래요. 까짓 돈이야 몇 푼 들겠어요? 내가 다 낼게요. 나 돈 많아요. 돈 많다고요. 얼른 갑시다 뚜껑열리는 비엠떠블류 한대 사러.
노래11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떠나자 지겨운 일상에서 달리자 비엠더블류 타고
훌훌 털어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나는 거야
떠나자 반복되는 일상 넘어 달리자 멀리로 저 멀리로
훌훌 털어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드디어 우리는 야 출발하는 거야
북한 넘어 중국 넘어 비단길 고비사막 히말라야 지중해
피라미드와 사하라 사막까지 아 우릴 부르는 사하라 사막
우리의 비엠더블류타고 아아 비엠더블류
우리는 바다 위로 달릴거야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저 멀리 보이는 자유워 여신상 우리는 누욕에 도착해
엄청나게 높은 빌딜들 수 많은 자동차 그리고 넘치는 사람들
우리는 뉴욕을 달려 우리 비엠더블루
방향을 바꾸어 서쪽으로 엘에이로 달리자
엣셀레이터를 밟으면 힘차게 달려나가는 우리의 비엠더블류
백키로 이백키로 삼백키로 사백카로 우리의 비엠더블루
김대리 
자! 갑시다! (무대 밖을 보고) 아니. 그런데 저 사람은 우리 김과장. 그래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했겠다. 당신이 내게 그렇게 많은 고통과 아픔을 주었겠다.
김과장 등장. 김대리와 남대리는 막고 서 있다. 김과장 급히 지나치려 한다. 길을 김대리와 남대리가 막는다.
과장 
(고개를 들고) 저 죄송합니다만.. 아니 자네는 김대리?
김대리 
…
과장 
아니. 김대리. 김대리 아니야?
김대리 
이것 보세요. 지금 나한테 김대리라고 그랬어요?
과장 
그럼. 자네에게 그랬지. 그리고 저 친구는 우리 옆 사무실의 남대리 아닌가?
김대리 
이것 보세요. 어디에서 김대리 남대리 함부로 막 부르시는 건가요?
과장 
뭐라고? 자네 어디 아픈가?
김대리 
이것 보세요. 뭐라고? 자네? 왜 아무한테나 함부로 막 반말하시는 건가요? 댁이 왜 나한테 반말하느냐구요? 나도 막 반말할까요?
과장 
아니. 김대리. 자네 정말 왜 이러나? 나는 자네의 과장이야.
김대리 
이것 보세요.
과장 
이봐.
남대리 
얼른 사라져!
과장 
에헴….
과장 사라진다. 둘은 웃으며 넘어 간다.
남대리 
이래서 있을 때 잘해야 돼.
김대리 
맞아요. 있을 때 잘.
남대리 
이제 차를 사러 갈까요?
김대리 
남대리! 이리와 나 좀 업고 갈래?
남대리 
네?
김대리 
왜? 뭐 문제 있어?
남대리 
아니. 아닙니다.
김대리 
(업히며) 오케이, 자 가자고.\
남대리 
네.
김대리 
야, 기분 좋다. 남대리 님도 기분 좋죠?
남대리 
네.
김대리 
이럴게 아니라 우리 회사나 한 번 들어갑시다. 그래서 큰 소리로 우린 떠난다고 소리라도 지르고 나옵시다.
남대리 
아니, 그건 좀
김대리 
왜요? 뭐 두려운 것 있어요? 두려울 것 없잖아요. 가서 정말 멋지게 한 마디 하고 싶어요.
남대리 
에이, 그건 좀 그렇다.
김대리 
왜요? 뭐 무서운 것 있어요?
남대리 
아니, 그래도 조금 전까지 열심히 다니던 회산데.
김대리 
그래 하긴 그렇지. 내 인생이 달려 있었지. 그럼 그냥 가서 살짝 자랑이나 하고 갑시다. 어차피 사직서도 내야 하고. 
남대리 
자랑? 아니 나는
김대리 
왜요? 혹시 남대리님 애인이 우리 회사에 있어요? 사내연애는 금지되어 있는데.
남대리 
아니야 그게.
김대리 
그럼 뭐에요?
남대리 
아니. 그럼 가자고. 자 출발.
김대리, 엉거주춤한 남대리를 끌고 퇴장하며 암전.
#7 회사
조명 인되면 다시 회사.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하루 종일 지루하게 일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회사의 칙칙한 분위기가 포인트.
노래12 사무실
여기는 사무실 우리가 일하는 곳 여기는 사무실 사무실 사무실
컴퓨털 쳐다봐 하루 종일 뚫어져라 마우슬 눌러대 하루 종일 부서져라
절대로 다른 곳에 눈 돌리지 말고 절대로 다른 일에 한 눈 팔지 말고
모니터에 집중해서 우리는 일한다 여기는 사무실 사무실 사무실
김대리 
(큰소리로) 안녕하세요?
1 
어? 김대리! 어디 갔다 왔어?
김대리 
나? 나 회사 그만 뒀어.
2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김대리 
응. 이제 그만 둘 거라고. 뭐랄까 나도 이제 내 사업할 때가 된 것도 같아서 말이지. 그래서 내 사업 시작하기 전에 너희들에게 인사나 하고 여행이나 갔다 오려고.
3 
무슨 사업할 건데? 어디로 갈 건데?
김대리 
무슨 사업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고, 여행은 뚜껑 열리는 비엠데블류 한대 사서 그거 타고 세계 일주나 하려고 해. 나 사실 돈이 많은 여자거든.
4 
저기. 김대리. 너 혹시 뭐 문제 있니? 오늘 아침에 과장님께 깨진 이후에 충격이 커?
김대리 
뭐 그런 단순한 일을 가지고. 그리고 과장님은 이미 밖에서 만났어.
5 
응? 어디에서?
김대리 
응, 저 밖에서. 내가 과장님께 드릴 것이 있거든. 여행 떠나기 전에 과장님께 드리고 여행 떠나라고.
책상에서 종이를 꺼내 사직서를 쓴다.
상희 
(뻘쭘한 남대리를 보고) 그런데 자기는 웬일이야?
남대리 
나? 험, 그러니까 그 저 거 그게 왜 저
상희 
아니. 오늘 무슨 시장조사 나간다면서? 그런데 왜 김대리하고 같이 들어왔어?
남대리 
아 그러니까 그게 그럴 일이 좀 있어.
상희 
그럴 일이라니?
남대리 
아니 저기 나중에 얘기해 줄게.
상희 
이거 정말 이상하네. 그리고 왜 자기 사무실이 아니라 우리 사무실에 와 있어?
남대리 
아니 그게 말이야. 있잖아
김대리 
(쓰던 걸 다 쓰고) 응, 남대리님? 나하고 같이 여행 떠나기로 했어.
1 
여행?
2 
너하고 같이?
김대리 
응. 왜 안돼?
3 
아니 뭐 안될 건 없지만.
김대리 
응, 오늘 부로 애인 정리하고 나하고 애인 하기로 했어. 그 기념으로 우리 세계일주하려고.
상희 
김대리. 너 어디 아프니?
김대리 
나? 왜?
상희 
너 진짜 아무렇지도 않아?
김대리 
나? 응, 나 사실… 미쳤어.
과장 옆으로 다가온다.
김대리 
(과장에게) 안녕하세요? 오늘 자주 뵙네요. 제가 드릴게 있는데요.
봉투를 내민다.
과장 
이게 뭔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지 잘 기억하고 있겠지?
김대리 
예. 일단 그 봉투를 한 번 열어보세요.
과장 
봉투? 이런 걸로 뭔가 해결하려는 생각은 않는게 좋을 거야.
김대리 
그러니까요. 그런데 어쩌죠? 그걸로 단박에 결론이 날텐데.
과장 
단박에?
과장 봉투를 열어 사직서를 꺼내고 김대리는 노래 시작.
노래13 사직서
본인은 이제 이 회사에 애착이 없어 더 이상 일하기를 원치 않으므로 사직서를 제출합나다
받아주세요 나의 이 소중한 봉투를
읽어주세요 나의 이 중요한 고백을
나는 이제 떠나렵니다 당신들 품으로부터
나는 이제 세상으로 나가렵니다 당신들 보호를 떠나
안녕히 계세요 모두 떠나는 내마음 슬프지만
우리는 다시 만날거에요 꼭 다시 언젠가는
너무 아쉬워 말아요 너무 섭섭해 말아요
이별은 아쉽지만 다시 만남은 더 큰 기쁨이에요
행복하세요 여러분 모두 진심으로 행복을 기원해요
슬퍼 말아요 내가 떠난다고 나는 정말 행복하게 떠나니까
아쉬워 말아요 섭섭해 말아요 슬퍼 말아요 내가 떠남을
나는 떠나요 이제 훌훌 털어버리고 저 세상으로
안녕 안녕.
김대리 
자, 여러분. 그 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우리가 떠난다고 너무 아쉬워 마세요. 여러분 모두에게 행운이 함께하길 빌게요. 잘 있어요.
남대리 
얼른 갑시다.
김대리 
그래요. 여러분 안녕…
이때 사장 들어 온다. 모두 인사하고
사장 
그래. 수고들 해요. 나 지나가다가 여기가 시끄럽길래 뭐 좋은 일이라도 있나 하고 들렀어요. 어디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나도 같이 좋아합시다.
과장 
아닙니다. 아무 일 없습니다.
김대리 
(앞으로 나서며) 아닙니다. 있습니다.
과장 
아닙니다. 아무 일 아닙니다.
김대리 
아닙니다. 아무 일 있습니다.
사장 
있어? 그래 자네는?
김대리 
네. 저는
사장 
잠깐. 자네가 그러니까 김대리 김대리 김대리지?
김대리 
네. 김성실입니다.
사장 
그래. 그래. 김성실이. 미안. 내가 잠시 자네 이름을 잊었다 아이가. 그런데 너 말이다. 가만, 오늘 오전에 과장이 가지고 온 그 시장 분석한 보고서 말이다. 그거 니가 한 거이 맞나?
김대리 
예.
사장 
그 보고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대리 
예?
사장 
그 보고서에 대한 자네의 의견이 뭔지를 묻는 거야. 예를 들어 100점 만점에 몇 점짜리 보고서일까?
김대리 
저,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요….
사장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럼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나 잘 못 만들었다고 생각하나?
김대리 
잘 모르겠습니다.
사장 
잘 몰라? 너 이 회사에 월급받으며 다니지?
김대리 
예.
사장 
그럼 네가 받는 월급 값어치를 충분히 한다고 생각하나?
김대리 
저기….
사장 
너무 엉망이란 생각이 들지 않나?
김대리 
네?
사장 
뭐랄까? 알맹이가 빠지고 껍데기만 번지르르하게 포장한 왜 그런 것 있잖아.
김대리 
죄송합니다.
사장 
그래. 죄송해야 해. 자네는 이곳에 돈을 받으며 일하러 다니고 있어. 그리고 나도 자네들이 정말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고.
김대리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애쓰신다고요? 그러면 우리가 원하는 것이무엇인지 혹시 알고 계시나요? 제가 몇 가지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노래14 존경하는 사장님
사장님 존경하는 사장님 언제나 회사를 운영하시느라고 정말로 고생이 많으시죠
우리도 최선 다해 회사를 위해서 많은 노력 기울이며 열심히 일하죠
사장님 회사를 아니 회사원을 우리를 얼마나 생각하시는지요 우리가 희망하는 것이 무언지 알고 계신가요
월급도 지금보다 더 많이 주시고 빨간 날은 빠짐없이 놀 수 있게 해 주시고
땡땡이를 치더라도 모른 척 해 주시고 시간되면 칼 퇴근 할 수 있게 해 주시고
사내에서 연애하는 젊은 남녀 있으면 둘이 그냥 사랑하게 가만히 놔두시고
맘 편하게 여행도 다닐 수 있도록 회사에서 지원을 해 주십시오.
/ 월급도 지금보다 더 많이 주시고 빨간 날은 빠짐없이 놀 수 있게 해 주시고
땡땡이를 치더라도 모른척 해 주시고 시간되면 칼퇴근 할 수 있게 해 주시고
사내에서 연애하는 젊은 남대리녀 있으면 둘이 그냥 사랑하게 가만히 놔두시고
맘 편하게 여행도 다닐 수 있도록 회사에서 지원을 해 주십시오.
/ 월급도 지금보다 더 많이 주시고 빨간 날은 빠짐없이 놀 수 있게 해 주시고
땡땡이를 치더라도 모른척 해 주시고 시간되면 칼퇴근 할 수 있게 해 주시고
사내에서 연애하는 젊은 남대리녀 있으면 둘이 그냥 사랑하게 가만히 놔두시고
맘 편하게 여행도 다닐 수 있도록 회사에서 지원을 해 주십시오.
사장 
(웃으며) 그래? 그렇게만 하면 이 회사가 다 잘될 수 있다는 건가?
김대리 
네.
사장 
그러니까 자네는 내가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건가?
김대리 
네.
사장 
그러니까 월급을 많이 주고
김대리 
네
사장 
빨간 날은 빠짐없이 잘 놀 수 있도록 해주고
김대리 
네
사장 
혹시 땡땡이를 치더라도 모른척 해주고
김대리 
네
사장 
사내 연애도 할 수 있도록 하고
김대리 
네
사장 
칼 퇴근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김대리 
네
사장 
마음대로 여행 다닐 수 있도록 지원도 하고.
김대리 
네.
사장 
그런데 실제는 그렇게 진행되지 않는다?
김대리 
네.
사장 
그렇다면 미안하네. 나는 사실 자네가 생각하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었는데 잘 안 되었군.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사직을 하면 될까?
김대리 
네?
사장 
내가 회사 운영을 잘못 해서 자네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없다니까 내가 사직을 해서 모두의 편의를 도모하는 것이 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김대리 
저 사장님.
사장 
아니 그보다는 자네가 사장을 하게나. 그래서 모든 직원들을 골고루 보살펴 주게. 나는 오늘 부로 사직하겠네. (주머니에서 사직서를 꺼내 주고 퇴장하며) 좋은 회사를 만들어 주게. 김대리 아니, 김사장.
김대리 
(따라 나서며) 아니. 저 사장님. 무슨 일이 이렇게 돼가고 있지? 아니 나한테 사장을 하라고? 난 여행 떠나야 하는데. 저 과장님.
과장 
네. 사장님.
김대리 
아니 과장님은 또 왜 이러세요?
과장 
이제 사장님께서 우리 회사 사장이시니까 사장의 역할을 하십시오.
김대리 
아니 정말 이러시깁니까? 그래요. 까짓 거 하라면 못할 것도 없죠. 합시다. 하자구요. 허허..
남대리 
김대리.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얼른 비엠떠블류 사가지고 세계 일주 떠나야지.
김대리 
남대리. 지금 나한테 한 얘긴가?
남대리 
아니. 김대리.. 사장님.
김대리 
과장님.
과장 
네. 사장님.
김대리 
난 지금 사장실에 가 있을 테니까 뭐 얘기할게 있는 사람은 누구나 얘기하러 오라고 하세요.
과장 
네. 사장님.
김대리 
그리고. 남대리.
남대리 
예.
김대리 
자넨 왜 그러고 있나? 빨리 가서 일해!
남대리 
아니, 저 비엠떠블류…
김대리 
뭐라고? 비엠떠블류? 자네 지금 제 정신인가?
남대리 
죄송합니다.
김대리 
얼른 가서 일 하세요!
암전.
 
#8 사장실
조명 인되면 사장실에서 서류를 검토 중인 김대리.
노래15 난 이제 사장이야
머나 먼 그 옛날 내가 아주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는 꿈을 꾸곤했지 사장이 되는 꿈을
빙글빙들 도는 회전의자에 앉아 수많은 부하 직원들을 내려다 보며
내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사장을 꿈꿔왔어
그 사장의 꿈 이제 이루어졌어 어떻게 된건지는 확실치 않아도
나는 지금 분명 사장 의자에 앉아 있고 사람들이 나를 사장이라 불러
이건 꿈이 아니야 나의 선행에 대한 보답이야 나는 소원 이룬 거야
나는 이제 사장이야 이 회사의 사장이야 나는 이제 사장이야
나 처음 입사할 때 많은 꿈 있었어 그 중에 최곤 역시 사장
누구나 꿈을 꾸지 사장이 되기를 샐러리맨의 꿈 희망 사장
나 열심히 일했어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내 목표 이루기 위해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고 어려운 일은 자청해서 하고
남들 싫어하는 일도 도맡아서 하고 나는 정말 노력했어
하지만 시간이 가고 똑 같은 일들이 반복되면서
나의 열정이 식어가고 나의 의지도 약해져 갔지
매일이 지루함의 연속이고 귀찮아졌지
그 동안의 나의 시간 열정을 잃고 헤매던 시간
지루함에 몸부림치며 어떻게든 탈출하려 애쓰던 시간
하루 하루 새로움을 찾으려 고군분투하던 시간
나의 열정을 일에 대한 나의 열정을 되찾으려 애쓰던 시간
이제 나는 사장이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장
이제 나는 사장이야 아무 것도 부러울 것 없는 사장
나는 다시 찾았어 나의 열정을 일에 대한 내 열정을
나는 이제 일 할 거야 내 온몸이 부서질 때까지
노래 끝.
비서 
(들어와서 인사하고) 사장님. 박이사님 오셨습니다.
김대리 
이사님?
비서 
네.
김대리 
일단 모시세요.
비서 
네.
퇴장하고 박 이사 들어온다.
이사 
아, 새로 취임한 사장님이시군요? 젊은 분이라 일단 기분이 좀 얼떨떨합니다.
김대리 
반갑습니다. 앞으로 많이 도와 주십시오.
이사 
좋습니다. 좋아요. 제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돕겠습니다.
김대리 
그래서요. 일단 직원들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서 월급을 모두 올리면 어떻습니까?
이사 
월급을 올린다. 좋죠. 얼마나 올리시겠습니까? 한 30% 정도씩 올릴까요?
김대리 
30%? 좀 많은 것 같지만 좋죠.
이사 
그렇게 하겠습니다. 월급 30% 인상. 다음은요?
김대리 
네. 다음은 솔로탈출이 가능할 수 있도록 회사 내에 미팅룸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사 
미팅룸? 그럼 누가 누구를 만나게 되나요?
김대리 
그거야 당연히 회사 내에서 서로 만나게 되겠죠.
이사 
회사 내 직원들이 서로 만난다. 좋습니다. 다음은요.
김대리 
다음은 직원 휴가제를 만들겠습니다. 우리 회사는 이제 일주일에 4일만 일하면 됩니다.\
이사 
일주일에 4일? 그럼 월화 일하고 수 쉬고, 또 목금 일하면 되겠네요. 아주 좋습니다.
김대리 
다음은 칼 퇴근 보장입니다. 우리 회사는 시간이 되면 모두 무조건 퇴근합니다. 9 to 5!
이사 
무조건 퇴근.
김대리 
다음은 땡땡이 눈 감아 주기 입니다.
이사 
땡땡이 눈감아 주기.
김대리 
다음은 돈 안 들이는 여행보장하기. 회사에서 여행비용을 모두 대 줍니다.
이사 
돈 안드는 여행.
김대리 
됐습니다. 이상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통과시킬 테니까 이사님께서 처리해 주십시오.
이사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김대리 
감사합니다. 이제 가보셔도 됩니다.
이사 
네. (퇴장)
김대리 
(이사가 퇴장 한 후) 가만, 그런데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비엠떠블류 사가지고 세계일주하기로 했잖아. 안돼. 세계일주 해야 해. 갑자기 사장이 됐다고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돼. (망설이며) 그런데… 이제 내가 사장이 됐잖아. 그리고 회사도 내가 원하는 대로 됐고… 내가 바라는 대로 됐고 … 칼 퇴근 땡땡이 연애도 할 수 있고 월급도 많아지고. 내가 일 처음 시작할 때 희망했던 게 이건데.… 이거 그대로 두고 여행을 가자니 아깝잖아. 그래. 한 1년만 사장 노릇을 하다가 천천히 쉬어도 되지. 그래. 이것도 다 기회야. 그 할머니가 나에게 주신. 감사합니다. 할머니. 그래. 다 돈 많이 벌자고 하는 일인데 나한테 주어진 일을 내가 왜 내 손으로 거부하겠어? 됐어. 난 이제 사장으로 일할 거야.
노래16 나는 사장 / 김대리
드디어 나의 첫 번째 일을 끝냈어 모두가 만족스럽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일
직원들이 내게 감사하겠지 역시 직원들 마음을 잘 알아주는 사장이라며
이건 내가 그렇게 바라던 거야 아니 모든 직원들이 바라던 거야
많은 월급 충분한 휴식 일도 적게 하고 연애도 하고
모든 것이 자유롭고 평화롭다 이게 내가 한 일이다
나는 사장이야 이 회사가 세계 최고가 되도록 할 사장이야
나는 사장이야 직원들 마음 너무나 잘 아는 나는 사장이야
직원들 모두 내게 감사할 거야 나는 사장이야
김대리 회전 의자에 앉아 의자를 돌리며 여유를 부린다. 의자 몇 바퀴 돈다. 총무부장 들어온다.
총무부장 
안녕하십니까 사장님? 총무부장입니다.
김대리 
아, 네. 어서 오세요. 무슨 일이신가요?
총무부장 
네. 일단 사장님께서 지시하신 내용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김대리 
무슨 지시 말입니까?
총무부장 
사장님 지시에 따르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 특히 월급 30% 인상과 주 4일 근무, 그리고 여행비용 회사부담 등을 얘기하신 것으로 압니다.
김대리 
그래요.
총무부장 
무슨 돈으로 월급 인상하고 여행비용 댑니까? 그리고 모두 일찍 퇴근하고 4일만 근무하면 누가 일합니까?
김대리 
그런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게 부장님 일 아닌가요?
총무부장 
저는 주어진 범위 내에서 그 예산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없는 돈을 만들어 내서 그 돈으로 직원 복지를 생각하는 일은 제 일이 아니라 바로 사장님의 일이라 생각합니다. 혹시 직원들 월급을 갑자기 30% 올리면 우리 회사 재정이 어떻게 되는지 아십니까? 그리고 일주일에 4일 일하면 얼마나 많은 문제가 생기는지 아십니까? 만일 이 지시를 정말로 시행하면 우리 회사는 아마 한 달 내로 문 닫아야 할 것입니다. 운영이라는 것은 그렇게 감상적으로 즉흥적으로 할 일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 회사 모든 직원들의 운명이 사장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선심도 좋고 복지도 좋고 모두 다 좋지만 일단 운영이 된 다음 일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앞뒤 판단도 없이 함부로 결정하실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장님께서는 지금 우리를 절벽으로 끌고 가고 계십니다.
빵빠레와 더불어 노조 등장.
노래17 우리는 싫다 / 코러스
싫다 싫다 우리는 싫다 (싫다!) 감상적인 사장은 싫다(싫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장 해야 할 일 모르는 (철 없는 사장!)
해라 해라 해결을 해라 (해라!) 할 일 모르는 철 없는 사장 (싫다!)
필요 없다 아무것도 모르는 기분파 사장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우리는 원해 안정적인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길 원해 (원해!)
정당하게 해야 할 일을 다 하며 세상을 살아 갈 것이다
간주
내려라 월급 삼십프로 올린 것 다시 내려라 우리는 일주일에 5일 일할 거야 4일 아니야
여행비용 필요 없다 우리는 여행 가지 않아 우리는 일만 할 것이다
내려라 월급 삼십프로 올린 것 다시 내려라 우리는 일주일에 5일 일할 거야 4일 아니야
여행비용 필요 없다 우리는 여행 가지 않아 우리는 일만 할 것이다
김대리 
아니. 이것 보세요. 놀자는데 싫어하는 사람들이 어디에 있습니까?
총무부장 
놀자구요? 왜 놉니까? 우리가 할 일이 없습니까? 분명 할 일이 있는데 왜 논단 말입니까? 그러다 회사 문닫으면 누가 책임 집니까? 안됩니다. 이렇게 함부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김대리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내가 사표 내면 되는 것 아닙니까? 난 안합니다. 안한다구요. 나 그렇지 않아도 세계일주하려던 참인데, 참 무슨 일이 이렇게 된다냐?
사표 써서 총무부장에게 주며
김대리 
자 이제 당신이 이 회사 사장을 하시오. 나는 이제 떠날 테니까.
총무부장 
아니. 저 제 얘기는 그런 것이 아니라.
김대리 
그러니까 내가 떠나면 모든 것이 해결되잖아요
총무부장 
아니 글쎄 그것이
김대리 
그게 뭐라고요?
총무부장 
그러니까 제 얘기는 그 저
김대리 
그래 알았어요 알았어. (총무부장을 밀어 내고 옆 사람을 끌어 내서) 그렇다면 당신이 사장을 하시오. 좋은 회사를 만들어 주시오. 사장님.
암전.
#9 길거리
조명 인되며 다시 길거리 노래.
노래5 길거리 / 코러스 (Re.)
김대리 등장.
김대리 
아이고. 깜짝 놀랐네. 정신없어. 그나저나 이게 무슨 일이지? 아침부터 사표를 내지 않나? 복권을 받아서 부자가 되지 않나? 게다가 사장까지. 그리고 또 사표. 정말 정신없는 하루로군. 가만있어봐. 그런데 지금 내가 뭔가를 하다가 말았는데. 그래 유럽여행. (전화를 꺼내서) 여보세요. 아, 남대리. 아니 남대리님. 네 저에요. 어디 계세요? 빨리 나오세요. 나 이제 더 이상 사장 아니에요. 얼른 비엠떠블류 사러 가자고요. 아니 농담이 아니라 어서 출발해야죠. 아니 왜 그러세요? 네? 아니에요. 조금 전에는 그냥 한 번 해 본 얘기죠. 내 생각은 언제나 변함이 없어요. 남대리님과 함께 세계일주하고 돌아오는 것이죠. 저기요. 아니에요. 사실이에요. 남대리님. 네. 알았어요. 그럼 혼자라도 떠나야죠. 네. 안녕히 계세요. (잠시 좌절. 여행사에 전화) 그래. 기왕 떠나기로 했던 거, 나 혼자라도 떠나야겠다. (전화를 꺼내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여행사죠? 여행을 떠나려는데요. 네. 내일 당장 떠나고 싶거든요. 유럽이나 아니면 남미? 아니, 차라리 아프리카는 어때요? 네. 좋죠. 당장 갈게요. 네. 네? 여권이요? 그리고 남미나 아프리카는 비자도 필요하다고요? 나 여권 어디있는지 모르는데…. 그럼 언제 떠날 수 있어요? 일주일이나 한 달이요? 아니 여보세요. 나 돈 있어요. 얼마든지 낼 수 있으니까 당장 자리를 만들어 봐요. 내가 열 배 낼게요. 뭐라고요? 네. 네. 네. 알겠습니다.
노래18 괜찮아
괜찮아 모든게 괜찮아 떠날 수 있을 거야
세상 어차피 이렇게 엉망인 걸 이렇게
그까짓 여행 못 가는 것도 아니고
남대리 너 혼자 남자인건 아니니까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나 정말 괜찮아 괜찮아
나에겐 모든게 다 있어 정말로 모든게 다 있어
돈도 있고 시간도 있고 또 ….. 가족도 있고
갑자기 가족이 생각났다. 엄마에게 전화.
김대리 
(갑자기 눈물이 난다. 눈물을 흘리며) 엄마. 나야. 엄마 잘 지내지? 미안해. 자주 연락도 못하고. 나 사장됐어. 그래 사장. 아니 참, 그만 뒀어. 농담 아니야. 진짜라니까. 조금 전에 우리 회사 사장됐다가 또 그만 뒀어. 그리고 나 복권 당첨됐어. 120억이야. 그럼 큰 돈이지. 엄마 내가 집도 새로 사주고 차도 새로 사주고 뭐든지 엄마가 해달라는 것 다 해줄게. 아니 농담 아니라니까. 이거 정말이라고. (울컥한다. 뭔가 모르게 폭발한다. 엄마니까.) 정말이야. 엄마. 엄마까지 왜 이래? 내가 언제 엄마한테 이런 농담했어? 정말이라고. 내가 조금 전에 우리 회사 그만두려다가 사장님이 나에게 사장을 하라고 해서 사장을 하다가 또 내가 직원들이…..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다. 운다.) 엄마, 미안해. 미안해. 하지만 이거 거짓말 아니야. 그리고 내가 120억 복권 당첨된 것도 거짓말 아니야. 엄마 미안해. 내가 다시 전화 걸게.
괜찮아 정말이야 나는 괜찮아 정말 괜찮아
맘대로 내가 원하는 걸 다 할 수는 없잖아
돈으로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잖아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생각을 하자
너무 급하게 하다 보면 문제가 생겨
차분하게 하나씩 생각하면서 풀어가자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어 아무 문제 되지 않아
잘 해결될 거야 아니 잘 해결해야지
나는 할 수 있어
김대리 
그래. 다 잘 될 거야. 나 돈 있는데 뭐. 120억. 생각만해도 뿌듯한 120억. 안 되는 일이 뭐가 있어? 남자? 안되면 사지 뭐. 그리고 여행, 여행… 가면 되잖아. 에휴, 어쨌든 돈 가지고도 안 되는 일이 있구나.
할머니 등장.
김대리 
아니, 할머니.
할머니 
어때? 재미 있어?
김대리 
예?
할머니
잘 돼가고 있냐구?
김대리 
아니요. 뭔가 잘 안되고 있어요.
할머니 
왜? 뭐가 문젠데? 돈만 있으면 다 해결되는 것 아니었어? 아이고 얼굴이 왜 그렇게 우울해 보여? 아침에 출근할 때보다 더 나쁜 얼굴이네. 내가 그 얼굴 펴 주려고 행운을 가져다 주었는데 그 행운이 해결책이 아닌가 보군. 그럼 그 행운 회수해야겠네.
김대리 
예? 안돼요. 할머니! 절대!
할머니 
그럼 어떻게 할건데? 나는 처녀가 웃음을 되찾으라고 행운을 준 건데 웃음을 되찾지 못한다면 행운도 필요 없잖아. 회수하는 게 정상이지.
김대리 
안돼요. 웃을게요.
웃는다.
할머니 
그렇게 웃어서 되겠어? 뭔가 시원하게 웃어야지.
김대리 
이렇게요?
더 웃는다.
할머니 
좋아. 그러면 이렇게 하지. 시간을 조금 더 줄 테니까 스스로 해결해 봐. 왜 얼굴에서 표정이 없어졌는지 이유를 찾아서 해결하라고. 그래서 웃는 얼굴을 다시 찾으면 모든 걸 그대로 남겨 두고, 만일 찾지 못한다면 아침에 주었던 행운도 다시 회수한다. 알았지? 그럼 잘해봐.
할머니 퇴장.
김대리 
안돼. 이건 말도 안돼. 난 직장도 뛰쳐나왔는데 이제 돈까지 회수 당하면? 아이 끔찍해. 갑자기 뭐가 이렇게 꼬였지? 해결책을 찾아야 해. 웃어야 해. 웃어. 가만히 생각부터 해보자. 내가 언제부터 웃지 않게 되었는지
1 입사 인터뷰 장면부터 다시 시작된다. 무대 부산해지며 첫 인터뷰 장면 다시 시작. 차이는 마지막에 김대리에게 질문이 주어지고 이때에는 다른 사람은 모두 조용하고 오직 김대리만이 말을 한다.
면접관 
그래 만일 우리회사에 채용되면 어떻게 할지 한번 얘기해 볼까요?
김대리 
무라가키 류의 소설 식스티나인에 “즐겁게 사는 게 이기는 거야” 라는 말이 나옵니다. 즐겁고 긍정적인 마음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습니다. 저는 언제나 즐기면서 일을 하고 힘든 일이 있을 수록 더욱 더 웃으려고 노력합니다. 웃음은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의 웃음 바이러스가 주위 사람들에게로 퍼져 그들 모두의 엔돌핀도 상승시킬 것입니다. 무엇이든지 즐기면서 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고난도 극복할 수 있고 못 해낼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저는 100% 준비되어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채워야 할 빈자리를 알고 끊임 없이 노력하여 회사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인재인 발전적이고 독창적인 사원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글로벌 시대에 맞게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 연마에도 힘써서 세계 속의 기업이 되는 것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습니다. 이 회사와 귀한 인연이 되어 만나 뵙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잠시. 전화벨이 울리고 일제히 폰을 꺼내 전화를 받는다. 이후도 앞 장면과 동일하다. 단 김대리는 이 마임 장면에 참가하지 않거나 혹은 참가하면서 자신의 연기를 하기도 하지만 수시로 주변을 관찰하고 자신을 관찰한다. 필요에 따라 스톱을 외치고 연기를 멈춘 후 사람들을 또는 자신을 관찰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얼굴이 표정이 없어져가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임이 진행되어 사람들 얼굴이 모두 무표정하게 되었을 때.
김대리 
그래. 바로 이거야. 내 마음이야. 내 삶이 즐겁게 살려는 내 마음을 패배시킨 거야. 그래서 내 얼굴이 무표정해진 거야.
노래19 그래 바로 이거였어 / 김대리
나는 무슨 생각을 했었나 나는 무엇을 원했었나
열심히 일하고 즐겁게 일하고 웃으며 일하고
주변에 웃음 나누어 주고 엔돌핀 돌게 하고
외국어도 열심히 독창적이고 발전적이고
김대리 
이것이 처음 내 마음이었어. 하지만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들, 업무가 많아서 피곤해지고, 쉬고 싶을 때조차 마음 편하게 쉴 수도 없고, 수시로 부딪치는 상사의 잔소리 동료와의 언쟁 그리고 후배들의 추월.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아. 내가 왜 일하는지 생각도 하지 못하면서 일에 끌려 다니게 됐지. 삶에는 변화가 없어지고 그냥 습관이 됐어.
지루해 매일이 똑같아 지루해 삶에 변화가 없어
아침에 일어나 밥 먹고 출근하고
점심 시간에 밥 먹고 일하다 퇴근하고
저녁에 밥 먹고 티비 보다 잠들고
가끔씩 친구도 만나고 애인도 만나고
가족들과 여행도 떠나고 수다도 떨지만
그건 그때뿐 돌아서면 다시 시작되는 일상
매일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
아침에 일어나 밥 먹고 출근하고
점심 시간에 밥 먹고 일하다 퇴근하고
저녁에 밥 먹고 티비 보다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 밥 먹고 출근하고
김대리 
할머니! 할머니 어디 계세요? 찾았어요. 할머니! 이제 웃을 수 있어요. 왜 내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는지 이제 알았어요. 확실하게 알았어요. 어디 계세요?
우리 마음은 연약한 전쟁터 끊임 없이 스트레스가 침범하지
우리 마음엔 뿌리가 없어 흔드는 대로 흔들리지
이리저리 흔들리고 흔들리다 보면
혼란스럽고 어지러워져 길을 잃고 헤매지
삶은 수시로 우리 다릴 걸어 넘어뜨리고
우리를 늪에 빠뜨리고 즐거워하지
삶은 심술쟁이 우리를 괴롭히는 취미를 가진
삶은 악동 우리를 괴롭히며 희열을 느끼는
나는 패배했어 많은 걸 잃었어
목표를 잃고 부표처럼 끌려왔어
나는 패배했어 내 인생의 싸움에서
삶이 이끄는 대로 생각 없이 끌려왔어
하지만
이건 1차전일 뿐 2차전이 남아 있어
나는 이제 알아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걸
내 삶은 내가 계획하고 나를 끌고 간다는 걸
넘어뜨리는 건 삶이지만 일어서야 하는 건 나라는 걸
나는 이제 알아 어떻게 웃음 되찾을지
모두 내게 달려 있어 모든 건 내가 하기에 달려 있어
내 마음을 찾으면 되는 거야
즐겁게 즐기면서 웃으며 긍정적으로
부딪쳐도 괜찮아 쓰러져도 괜찮아
다시 일어서면 되는 거야 다시 출발하면 되는 거야
즐겁게 즐기면서 웃으며 긍정적으로
즐겁게 즐기면서 웃으며 긍정적으로
아무리 삶이 나를 지치게 하고 아프게 해도 괜찮아
다시 웃으면 되니까 다시 일어서면 되니까
모든 건 내가 하기에 달려 있으니까
즐겁게 즐기면서 웃으며 긍정적으로
즐겁게 즐기면서 웃으며 긍정적으로
암전.
#10 에필로그
2 출근 장면이 반복된다. 하지만 이 장면은 두 방법으로 구성이 가능할 것이다. 하나는 전체를 긍정적인 사람들로, 다른 하나는 긍정과 부정적인 사람들을 섞어서. 어쨌든 암전에서 알람 소리 울리고 침대에서 사람들 반응하고… 앞 장면과 동일하다. 노래도 동일하지만, 편곡을 다르게 함으로써 변화된 분위기로 가야 할 것이다. 특히 노래 가사를 잘 표현해서 부정적인 부분은 마치 농담처럼 웃어 넘기면서 웃음을 하나 더 추가하는 일종의 표현처럼 표현되면 좋을 것 같다.
끝.